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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26-노력

posted Jul 26, 2022, 6:09 PM by hyoo@crevate.com   [ updated Jul 26, 2022, 11:15 PM by Sung Youn PAK]
'더 노력해 보세요.'
이는 참으로 추상적이고 매정한 충고이다. 어떤 고민 상담이든 이 말 한 마디면 떨쳐낼 수 있다.
도대체 노력이 무엇이길래 사람들은 끊임없이 '노력하라, 노력하라'라고 소리치는 것일까?
성공의 정의에 대해 고민하듯, 가끔은 노력의 정의도 고민해보자.

노력은 몸으로, 마음으로 하는 것
노력은 '목적을 이루기 위하여 몸과 마음을 다하여 애를 씀'이다.
사전적 정의에 '몸과 마음을 다한다(모두 들이다)'라는 말이 있다니, 웬만한 노력은 노력도 아닌가 보다. 이는 정도의 문제이니 논외로 하자.
노력의 핵심은 '목적을 이루기 위하여' '애를 씀'이다.
'애쓰다'는 의미상 '힘쓰다'와 같고, '힘쓰다'는 '힘을 들여 일하다'이니, 노력은 '목적을 위해 힘 들여 일함'이다.
여기서 '힘들이다'는 단순히 육체적 힘을 쓴다는 것이 아니라, '기운을 발휘하다', '어떤 일에 마음이나 힘을 기울이다'라는 뜻이니, 육체적, 정신적 자원을 투입하는 것을 말한다.
정리하면, 노력은 '목적을 위해 육체적, 정신적 자원을 투입함. 또는 투입한 자원'을 뜻한다.
즉 돈 같은 물질적 자원은 포함하지 않는다.
예컨대 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분명 노력이지만, 이들을 위해 동창회 선배들이 준비한 장학금 자체를 노력이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대신에 '선배들의 마음'이나 '정성'이라는 말을 쓴다.

한자와 영어로 쓰는 노력
'노력'의 력은 힘 력(力), 노는 노비 노(努) 또는 일할 노(勞) 자를 쓴다.
힘쓸 노(努)는 노비(奴)처럼 힘써서 일한다는 뜻이며 일할 노(勞)는 밤에도 불(火)을 밝힌 채 열심히 일한다는 뜻이니, 어느 한자로 쓰든지 '힘을 들여, 괴로움을 참고, 어려움을 견디며' 일한다는 뜻은 같다.
영어로 노력은 effort로, 15세기 후엽에 '힘든 시도, 분투'라는 뜻으로 쓰인 것이 발견된다.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통속 라틴어 exfortiare인데, '힘을 발휘하다, 드러내다'라는 뜻이다.
이때 'ex-'는 '밖으로'라는 뜻의 접두어, 활용된 'fortis'는 현대어 fort, force 등에서 볼 수 있듯 '강한'이라는 뜻이다.

노력의 유의어, 정성과 열정
정성은 '온갖 힘을 다하려는 참되고 성실한 마음'이다.
여기서도 '힘을 다한다'라는 표현이 쓰였는데, 실제로 다하고 있는지 어쨌는지는 알 수 없고, 다만 그 참된 의도가 '힘을 다하려는' 것이면 정성이다.
노력은 자원을 투입하고 있는 상태, 또는 그 자원 자체를 지칭하므로 관찰과 측정이 가능한 경우가 많지만, 정성은 의도를 지칭하므로 직접 관찰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때때로 선물을 주면서 '이건 제 정성입니다'라고 말하는 경우, 정성은 물질에 숨겨진 의미를 강조하는 포장지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열정은 '어떤 일에 열렬한 애정을 가지고 열중하는 마음'이다.
즉 뜨거운 사랑으로 정신을 쏟는 마음인데, 노력과는 달리 어떤 일을 진심으로 좋아하고 있다는 점을 내포한다.

노력의 반의어, 게으름
게으름은 '행동이 느리고 움직이거나 일하기를 싫어하는 태도나 버릇'이다.
게으름의 사전적 정의는 단순하지만, '저 사람 참 게으르다'라는 평가는 매우 다양한 뜻을 내포할 수 있다.
그는 매사에 성과를 내기 전 쉽게 포기해버리는 사람일 수도 있고,
한번에 쓰는 에너지의 양이 적어서 쉽게 지치는 사람일 수도 있고,
자신에게 맞는 일이 아니면 효율이 매우 낮은 사람일 수도 있다.
이들 각각에 대해서는 순서대로 '성취감, 충분한 휴식, 적성 특화 혹은 연계' 등 각각 다른 처방전을 제시해야 한다.
그러지 못하고 '노력하세요, 자원을 더 투입하세요'라며 추상적인 충고만 반복한다면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정리하면?
노력은 '목적을 위해 투입하는 힘, 즉 육체적/정신적 자원'을 통칭하는 추상적인 말이다.
따라서 '노력이 부족해서 그래', '더 노력하세요'라는 충고는 사실상 아무런 해결책도 제시하지 못한다.
게으름은 다양하다. 어떤 게으름인지 파악하고, 어떤 자원을 어떻게, 얼마나 투입할지 정확히 피드백해야만 개선할 수 있다.

생각해보자
최근에 어떤 목표를 위해 어떻게 노력했는가? 단순히 '밤새 공부를 했다'가 아닌, 공부의 구체적인 항목을 나열해보자.
투입한 자원과 비교하여 목표는 얼마나 달성했는가? 부족했다면, 다음에는 어떤 자원을 어떻게 투입해야 할까?
충분했다면, 다음에도 같은 방식으로 같은 자원을 투입하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