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씨가 하는 제주 캠프에 왔다. 바다, 파도, 바람, 숲, 따뜻한 햇살....이 훌륭한 제주도 땅에서 이상하게 에너지가 나간다. 생각도 잘 안난다. 맛있는 밥에, 좋은 사람에 이쯤 되면 뭔가 막 충전 잔뜩 받을 만도 한데, 이상하게 에너지가 쭉쭉 떨어진다. 왜일까? 뭣때문일까? 바쁜 일정을 쪼개고, 미루고 해서 어렵사리 온 제주도인데 말이지.... 일단 난 무엇을 기대하고 여기에 온 것인가? 사실 그 기대에 대해 별로 생각할 여력 없이 장마담의 추천으로 이 곳을 오게 되었고, 그녀의 주 동인은 여기 이렇게 괜찮은 사람 있어. 만나면 좋을꺼야. 였다. 나는 주로 사람에게서 에너지를 얻는 편이라서, 그런 사람들과 있으면 에너지가 충전되기 마련인데, 이번은 다르다. 참으로 다르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스쳐 지나간다고 한들 그를과 내가 무슨 인연의 끈을 가지게 될 것인가? 여기서 만난 이들과 이후에 과연 만남이라는 것이 진척이 될까? 사실 만남이 진척된다고 한들 그게 무슨 소용일까? 그래서 무슨 일을 함께 한다거나 승준님 표현대로 화학 작용이 일어날 수 있는가? 화학 작용이 일어난다고 한들 그래서 그게 내 삶에 무슨 영향을 미치는가? 결국 그 모든 것은 혼자 짊어지고 가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벗어던지기가 어렵다. 얕게 넓게 아는 이런 만남이 무슨 소용인가? 라는 허무한 생각이 든다. 어쨌든, 정리하면 나는 여기에 아침에 한 시간 정도 혼자서 산책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 나는 산책을 선택했다. 나에게는 두 갈래의 길이 있었다. 쭉쭉 뻗는 나무가 있고, 밑에는 나무로 정갈하게 놓여진 잘 짜여진 길과 좀 아담하지만 거친 흙길. 나는 흙길을 선택하였다. 왜 흙길을 선택했었을까? 아마 폭신폭신 걷는 느낌도 좋았고, 어제 그 쭉쭉 뻗은 그 길에 까마귀가 까까 울어대는 통에 별로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일것이다. 이건 글로 써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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