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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4.19-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오늘이 사일구군요.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몇일 째 누워있기도 참 힘이든데, 막상 나돌아 다니면 몸에서 무슨 반응과 신호가 있는 걸 보면서 몸이 참으로 오묘하구나 하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되는군요.  

오늘 MVNO 네미잉 제안 발표가 있었습니다. 
네이밍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일종의 도전이기에, 애초 크리베이트는 제안서 따위 쓰지 않겠어라는 약속을 깨고 꽤나 저 딴에는 심혈을 기울인 제안이었습니다. 물론, 저 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도 고생을 많이 하신 제안이지요. 

그런데, 오늘 발표를 마치고 나오면서 반성이 많이 되었습니다. 사실, 이 반성이 전혀 새로운 반성이 아니라는 점때문에 더 반성이 되었습니다. 
발표가 엉망이었나? 그렇지는 않습니다. 사실 제 자랑이지만, 저는 발표에 떠는 것도 없고 누군든지 발표로 설득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꽤 큽니다. 김건모가 노래 부르다가 음정 박자 틀릴까봐 걱정하겠습니까? 그런데 나는 가수다 보면 김건모가 못한게 하나있었죠? 바로 자신이 떨어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은 거죠. 그런 상상을 단 한번이라도 했다면 대처가 달랐을테니까요. 어쨌든, 그걸 보면서 주저리 주저리 글로도 적은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허걱. 오늘 제가 김건모 꼴이었습니다.
결국 이야기의 요지는 크리베이트가 업력이 거의 전무한데, 잘할 수 있는가? 라는 근본적이고 원초적인 질문을 받았는데 순간, 저는 당황했습니다. 우리는 새롭다는 것으로 대충 둘러대기는 했지만, 허를 찌를 정도는 아니였습니다. 너무나 아쉬웠습니다. 

왜 내가 그걸 준비 못했지? 가장 중요한 질문이었을텐데...제안을 내용을 아무리 주저리 주저리 이야기해도 결국 가장 본질적이고 핵심적인 질문이 그 질문이었을텐데...나는 왜 철저하게 대비하지 못했을까? 반성이 무지막지 많이 들었습니다. 잘만 준비했더라면, 오냐 내가 그 질문은 기다렸다. 오히려, 그 질문으로 우리가 더 부각될 수도 있었을텐데...

결국 나는 오늘 발표하는 사람이었는데, 내 발표로  두 명이 일 주일을 꼬박 작업하게 된 제안 작업을 헛되이 만들었을까...너무나 후회가 되었습니다. 
사후 부검처럼 사전 부검. 즉 우리가 이 제안에서 떨어졌다라는 가정을 미리 하고 나서, 왜 떨어졌을까? 되돌아 보는 그런 방법론도 알고 있었는데...
김건모가 떨어질 생각도 못해봤다고 그게 김건모 헛점이라고 글도 썼었는데...
왜 나는 그런 준비조차 못했을까 하는 저의 생각 짧음이 너무나 한탄스럽고 후회스러웠습니다. 

고정관념을 깨라는 이야기는 누구나 하지만, 어떻게 해야 고정관념을 깰 수 있는지 사람들은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주 단순히, 고정관념이 무엇인지 아는 것이 먼저이지요. 
누구나 성장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하지만, 어떻게 해야 성장할 수 있을지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정말 단순합니다. 반성하는 겁니다. 내가 뭘 못했는가? 반성할 때 가장 좋은 방법 중의 하나는 나는 시간을 되돌린다면, 무엇을 했겠는가? 어떤 변화를 시도했을 것인가? 무엇을 어떻게 다르게 했었을 것인가? 를 생각해 보는 것이지요.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의 행동에 대한 변명과 이유를 갖다 붙입니다. 그게 사실 마음 편한 방법이니까요. 이러이러해서, 이런 이런 상황이라서 이건 그랬어요. 저건 저랬어요. 근데, 저는 핑계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 핑계를 대는 순간, 그 순간 나도 아주 편하게 그래 나는 그것때문에 그랬어라는 자기 합리화를 합니다. 그래서, 이번에 저는 핑계 대지 않으려구요. 
분명히 생각할 수 있었는데, 못했습니다. 몸에 익지 않아서겠지요. 몸에 익지 않은 것도 핑계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입에만 익고, 몸에는 익지 않았다는 게 더 챙피합니다. 

만약, 시간을 되돌린다면 나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무엇을 바꿀 수 있었을까? 
제안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놓고 시작하겠습니다. 
그리고, 프리모템 (사전 부검)을 하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제안 발표 장에 들어섰을 때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그 상황을 어떻게 해쳐갈지 생각해보고 들어가겠습니다. 
제안서 가이드라인 만드는 작업을 시작해야겠군요. 가장 핵심적인 체크리스트로 전체를 점검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게 중요하겠지요. 

아~~~ 오늘은 제가 참 부족하다는 생각에 너무나 부끄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