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을 하면서 나라는 사람에 대해서 좀 더 많이 알게 되었다. 나는 나 스스로를 적당히 무난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렇지 않았다. 상당히 까다로운 편이었다. 업무에 있어서는 특히나 더...예를 들어, 일 잘 하지못하는 것에 대해서 나는 화를 내는 편이다. 내가 왜 화를 내는가? 생각해 봤더니, 공부랑은 다르게, 일은 나름의 애정만 있으면 누구든지 잘 할 수 있는데, 잘 못하는 건 애정이 없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내가 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정리해 보겠다. 더불어, 어떻게 하면 일을 잘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지금까지 생각한 부분에 대한 나의 소고를 적어보겠다. 먼저, 공부는, 진짜 공부말고 우리가 흔히 이야기 하는 공부, 책상에 앉아서 하는.... 공부는 정답이 존재하고, 정답을 맞추는 일이기 때문에 답에 이르는 그 길이 여럿인것 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 길이 거의 하나이다. 하지만, 일은 답이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답에 이르는 길이 다양하며, 다양한 길을 시도하려면 노력을 해야 하는데, 노력을 하기 위해서는 애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참으로 단순하게 일을 잘하는 사람은 일에 대한 애정이 있는 사람이고, 일을 못하는 사람은 사실은 애정이 없다라는 이분법적인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다양한 사람들을 접하면서, 엄밀히는 다양한 단계에 있는 사람들을 접하면서...일을 잘 하게 되는 데에도 일정정도의 단계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생각들을 정리하면서, 내가 받았던 다양한 질문들에 대한 의문도 어렴풋이 풀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신입들이 흔히들 하는 고민...나는 이 일을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해 보니까 아닌 것 같아요. 이 길이 아닌가베...좋아하는 걸 해야 하는데, 나는 이 걸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아닌 것 같아요? 어떻게 해야 내가 이걸 좋아한다는 걸 알 수 있죠? 회사에서 창의성을 발휘하라고 하는데, 모든 일에 창의성이 필요한 건 아닌 것 같아요. 나사끼우는데 나사만 열심히 끼우면 되지, 창의성을 발휘할 필요는 없쟎아요? 대체 업무에서 창의성이 발휘될 때는 언제인가요? 먼저, 일을 잘 할 수 있게 되는 데에는 4가지 단계가 필요하다. 드라이퍼스의 5단계 모델보다 이게 더 와닿는다. 1단계. 뭘 해야 될지 잘 모르고 설렁설렁 일하는 경우. 대졸 초임이 이런 경우가 많았던 거 같다. 시키는 일도 잘 못하는 경우. 예를 들어 영업 성사를 위한 전화리스트를 주면 좀 할만하다 싶은데만 골라서 전화하는 단계. 했다는 데 의의를 둔다. 2단계. 성실하게 일하는 경우. 최소 1-2년차 넘어가면...일단 지시한 부분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하는 경우. 가끔 일정을 넘기기도 한다. 예를 들어 영업 성사를 위해 전화리스트를 주면 일단 전화는 다 거는 단계. 하지만 성과를 연결되지는 않는다. 3단계. 선배들에게 '열심히 하라고 했냐? 잘하라고 했지?' 라는 이야기를 맨날 들으면서 성과에 대해서 고민하는 단계. 일정도 최대한 지키려고 함. 갖가지 창의성을 활용하면서, 감을 키워가는 시기. 예를 들어 전화를 다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성과를 내기 위해 누구에게는 전화 두번, 세번 하고, 누구에게는 더 하지 않아도 된다는 걸 아는 단계. 4단계. 성과를 내는 단계를 넘어 어떤 테두리안에서 자율성을 발휘하고 다양한 상황에 맞게 대처하는 능력이 생기면서...리더로 성장하는 단계. 창의성이 많이 요구됨. 흔히 인적 자원이 아닌 인재라고 하는 단계. 최소한 일 잘 하는 사람은 2단계를 넘어서, 3단계에 있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에게는 일이 자꾸만 간다. 그 사람한테 가야 일이 해결되니까... 이 사람들이 하는 스타일을 예로 들면 다음과 같다. 출판사라치면, 기자들에게 돌릴 보도자료와 책을 포장하는 상황이라고 생각해 보자. 어떻게 포장하겠는가? 그냥 봉투에 책한권, 보도 자료 하나씩 넣어서 포장을 할 꺼다. 대부분 이렇게 일한다. 1-2단계에 있는 사람들은 이걸로 끝이다. 1단계에 있는 사람이라면, 이런 단순 작업을 날 시키다니...날 뭘로 보고...라고 생각하며 포장한다. 몇 개 빠지는 게 있을지도 모른다. 2단계에 있는 사람은 단순작업도 재미있게...열심히 한다. 하지만 그걸로 끝이다. 빨리 열심히 포장했으니...아이 뿌듯해 하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3단계에 있는 사람들은 뭐가 다를까? 일단 이 사람들은 생각을 한다. flow를 생각할 줄 안다. 이걸 보내면, 기자들이 볼테고, 기자들은 수 백권씩 이렇게 받을 텐데...우리 책을 보기나 할까? 생각이 여기에 미친 사람들은 뭔가 다른 시도를 한다. 예를 들어 봉투를 색깔로 한다거나, 앞에 퀴즈를 내거나...예를 들어, 서울시 내에서 족발이 제일 맛있는 집이 어디게요? 답은 책 중간에 있습니다. 뭐 이런식의...어떻게든 책을 보게끔 만드는...갖가지 창의성이 발휘된다. 그리고, 다양한 시도를 해 보고, 그 중에 어떤 게 더 적절한지 감을 잡아간다. 이 감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내공이 된다. 성과를 고민한다는 것은 일을 하나의 단편적인 사건으로 보지 않고, holistic하게 해석할 수 있는 단계이다. 이를 다시 메타적으로 해석하면, 이들은 이 일을 왜 하는지 생각한다. why. 즉 내가 왜 이 책들을 싸고 앉아있지? 를 생각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나한테 이따위 것을 시켜? 가 아니라...내가 이 보도자료 왜 보내야 되지? 를 고민할 수 있는 사람이다. 우리 책이 보도되기 위해서라는 걸 생각하는 사람은...보도자료 보내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우리 책이 보도되기 위해서라는 걸 알아채는 사람이다. 이 차이는 뒤에서도 설명하겠지만, 놀라운 차이다. 이걸 생각한 사람들은 what을 생각하기 시작한다. 우리 책이 보도되기 위해서라면...나는 뭘 해야 되지? 이걸 기자들한테 보도자료로 보내려고 하는데, 기자들은 내 책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보니까...내가 보내는 이 보도자료가 좀 더 튈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봐야 겠군. 이제 이 사람은 how를 생각하지 시작한다. 보도자료가 튈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지? 봉투 색깔을 바꿔봐? 직접 배달할까? 퀴즈를 낼까? why, what, how는 상대방이 의도한 일을 프로세스화하는데 참으로 중요한 프레임이다. 물론, 이 프레임을 스스로 의식했었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대게의 경우 본인은 이렇게 일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대게의 사람들은 그냥 누런 봉투에 책하나 보도자료 하나 넣어서 기자들에게 건낼뿐이다.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해서는 거들떠 보지도 않는 보도자료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업무만 이렇게 하지 않는다. 심지어, 자기 이력서 조차 비슷하게 만든다.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의식하는 건 굉장히 중요하다. 그걸 인식하고 못하고의 차이는 정말 하늘과 땅 차이다. 내가 보도자료를 보내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과 우리 책이 보도되기 위한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을 그 차이가 너무나 크다. 이 액자를 벽에 거는데 못과 망치를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할 수 있는 행동과 이 액자를 어떻게 하면 벽에 걸 수 있을까?를 생각하는 사람이 할 수 있는 행동은 많이 다르듯이...또한, 이 차이는 굉장히 중요하다. 보통 일을 지시하면, 시킨 것 외에 그 외의 것은 해석하지 못한다. 나이의 문제가 아니다. 나이가 많으나 적으나 그렇게 일하는 게 습관이 된 사람은 그 외의 것은 생각하지 못한다. 사실 할 필요도 없다. 내가 사장도 아닌데...그렇게까지가 몸에 베어있기 때문이다. 성과를 고민하기 시작하는 시점부터 자꾸만 다르게 시도하고 실패하고 또 시도하고 이런 것들이 몸에 붙고 익게 된다. 그리고 이 시점부터 창의적인 생각이 필요하다. 내가 일을 잘하고 못하고는 애정의 문제라고 생각했었던 이유는 일을 잘 하게 되는데 이러한 절차가 있다는 생각은 못하고, 정말 그 일을 사랑하면, 어떻게 하면 더 잘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할 수 밖에 없는 것 아닌가? 정말 사랑하면, 어떻게 하면 상대방이 더 기뻐할까? 더 좋아할까?를 열심히 고민하는 것 처럼, 일을 사랑하면 더 잘 할 수 있는 방법들을 고민할 수 밖에 없고, 그러면 일을 자연스럽게 잘 할 수 있을꺼라 생각해서였다. 그래서, 일을 못하는 사람들은 애정이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던 것 같다. 이제는 생각을 조금 바꾸게 될 거 같다. 일을 잘 못하는 사람은 애정이 없어서가 아니라, 아직 그 단계를 거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시간이 더 필요한 것이라고...하지만, 최소한 일을 잘 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무엇을 어떻게 하는 것이 일을 잘 할 수 있는 비법인지 알려 줄 수 있을 것 같다. 모든 것은 사랑의 문제이다. why, what, how는 툴일 뿐이고, 사실은 정말 간절히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면 그것을 생각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이 안에서 창의성이 발휘되고, 일이 재미있어 진다. 창의성은 주체적인 상태에서만 발휘된다. 일을 주체적으로 고민할 수 있어야 창의성이 발휘된다. 그려면 재미가 생긴다. 내공이 생긴다. 공자가 말한 인. 공자는 인이 세상의 근본이라 했다. 仁. 사람이 두명 있는 게 인이다. 둘이 있는데도 사이 좋게 잘 지내는 게 인이다. 둘이 있는데도 사이 좋게 있으려면 어질어야 한다. 사랑해야 한다. 인은 사랑이다. 모든 것은 사랑의 문제이다. 사람으로서 살아가는 데 중요한 인. 모든 것은 사랑의 문제인가 보다. 다시 내가 많는 질문에 대한 답을 직접적으로 할 차례. 이 일을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아닌가베...만약 그대가 정말 죽을 힘을 다해서, 그 일을 한 게 아니라면, 그따위 말조차 꺼내지 말라. 1단계, 2단계 언저리에서 깝죽대다가 정말 일을 창의적으로 해 보지도 못하고, 제대로 해보지도 못하고, 재미도 못보고 그렇게 생각할 공산이 크니까...물론 선천적으로 절대 안되는 것들도 있지만... 창의력은 모든 일에서 꼭 필요하다. 일을 잘 하는 비법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창의력도 일을 잘 하는 사람들에게 더 절실히 요구된다. 일 잘하자. 그러면, 스스로도 참 즐겁게 일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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