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집을 나서다가 놀라운 경험을 하였다. 선율이가 엄마 빠이빠이를 입으로 하는 것이었다. 오늘 아침 아빠방에서 리모컨을 발견하자마자 들고 거실로 가더니 전원 버튼을 턱하고 누르는 걸 보고, 우찌 알았는지 신기하기도 해서 그냥 둬서 TV는 틀어져 있고, 밥 먹는다는다고 왔다갔다 하고 있고, 거기에다 패드에 책에 퍼즐까지...좀 산만한 아침이긴 했지만 그래도 엄마 갈 때는 떼를 쓰거나 아니면 요구르트 하나와 deal하고 보내줬었는데...즉 꽤 나에게 집중하고 난 뒤에 나를 보내줬는데, 오늘은 왠일인지 자기 할 일을 열심히 하면서 엄마 빠이빠이를 입으로 말하는 것이 아니던가? 요것 봐라! 하는 생각도 잠시, 내 모습이 떠올랐다. 남편이 나갈 때 아이본다는 핑계로 '어~~~잘 댕겨와!'를 입으로 외쳤는데, 헉~~~결국 아이는 부모의 판박이라더니...결국 선율이의 모습은 나의 모습인 던 것이었따. 헐~~~부모 되기 참 쉽지않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자식이 무서는 이유는 나를 고스란히 빼다 박은 것 처럼 닮기 때문이다. 그래서, 무서운 것 같다. 더 무서운 건 입으로 하는 건 안 통한다는 것이다. 선율아 인사는 이렇게 하는 거야. 블라불라 이런 건 안 통한다. 선율아 인사는 이렇게 하는 거야. 말 대신 나의 인사 하는 모습을 보면서 선율이는 인사를 배운다. 그게 더 무서운 것 같다. 언행일치! 회사도 마찬가지이다. 우리가 비록 성인이긴 하지만 우리는 누군가에 영향을 주고, 누군가에 영향을 받는다. 혹시 이런 경험 있는가? 친한 친구랑 한 동안 붙어 다니면 그 친구의 말투나 행동 표정 같은 걸 따라하게 되는...의도해서 따라했던 경우는 거의 없었던 것 같다. 나도 모르게...그게 아마 거울 뉴런이 있어서라고 누가 이야기 해 줬던 기억이 있다. 예전에 회사에서도 이런 일이 있었다. 누군가의 발언에 한창 토론을 하고 나서 "~~~나는 동의되지 않지만, 그렇게 하겠다." 는 말을 내가 내뱉었고, 시간이 흘러 흘러 누군가가 내게 똑같은 말은 했었다. 당해보니 알겠더라고. 그 말을 내 뱉을 때는 '나의 생각이 그렇하다'는 것을 표현 한 것 뿐이었는데, 듣고 보니 참 기분 나쁜 말이었다. 그 때서야, 아 그 때 내 말을 들은 이들이 그러했겠구나! 하고 생각이 되었다. 요지는 당해봐야 안다가 아니라 우리는 알게 모르게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다는 것이다. 부모와 자식이든 회사에서 일하는 동료들이든... 나의 행동, 말, 눈짓, 몸짓, 표정 참 조심해야겠다. 만약 나의 로봇이 있다면, 나의 수족처럼 부리면서 마냥 편하게 편하게 쓰는 게 아니라, 내 모습을 그대로 따라하는 로봇이 있으면 좋겠다. 아마 그거 보면 반성꺼리가 더 많아지지 않을까 싶다. 물론 지금 당장은 안되지. 그럼 인간은 상상의 동물이니까...그 상상의 로봇을 늘 내 옆에 두고 나를 바라보면 되겠군. 깨어있어야 한다. 또 한 번 실감하는구나. 깨어 있어야 한다는 그 말. 깨어있는 증표를 만들어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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