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다녔던 직원 중에, 더 이상 상업적인 영역에서 기업들의 돈을 벌어주면서 살 수는 없다라며 회사를 나간 사람이 있었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애시당초 그런 직원을 뽑은 나의 발눈(사람 보는 눈 없음)을 지적질 하지만, 그 말은 나에게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만들었다. 돈 버는 일상인으로서의 삶, 예술가로써의 삶, 사회에 기여하는 삶 이런 것들이 정말 다 똑깍똑깍 분리되어 있어야만 하는가? 혹은 일상인으로의 삶 몇 %, 예술가로서의 삶 % 이렇게 퍼센테이지로 이야기 되어야 하는가? 강의에 나가서는 우리 모두 다 예술가로 태어났다라고 선언하면서 사람들을 독려하였지만, 정작 그게 현실에서 가능한 일인가? 라는 파고드는 질문에는 그냥 웃을 수 밖에 없는... 그런데 최근 어느 날 갑자기 뜬금 없이 예술이 막 하고 싶어졌다. 뭐가 예술인지 어디까지 예술인지 모르겠지만, 내 몸을 위해 내가 옷을 짓고, 내가 먹을 음식이 담길 소중한 그릇을 내가 만들고, 내가 신고 다닐 신발을 기우고 뭐 그런 것들이 막 하고 싶어졌다. 대학 시절 자급자족의 삶을 실천하는 이들의 삶에 큰 감동을 받았고, 나도 그렇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불쑥 튀어올라와서 일까? 이유는 나도 잘 모르겠지만, 하여간 좌우당간 그랬다. 그런데, 문뜩 돌아본 내 삶은? 내 현실은? 에이~ 생각을 말아야지. 싶었다. 그런데, 간절하면 통한다고 최근 몇 가지 사건들로 나는 나에게 말 걸어오는 싸인들을 읽었다. 싸인 1 - 피핑 톰 무용단에 김설진씨 워크샵에서 현대 무용의 메카, 벨기에 피핑 톰 무용단에서 활동하는 김설진씨가 하는 워크샵. 이런 워크샵은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참석해야 한다. 이런 사람들이 이런 수업 하는 건 순전히 개인적인 사심때문이다. 이 한 몸 받쳐 이나라의 몇 명 사람이라도 무용의 무 자라도 알릴 수 있다면...이런 대의가 아니고서는 이렇게 대단한 사람이 이런 워크샵을 하지는 않는다. 그냥 싸인회도 아니고, 워크샵은 시간 들여 돈 들여(기회비용 차원)에서 하는 거 아닌가....그래서, 거의 첫 빠 수준으로 등록을 했다. 이론 수업 한 번과 실제 수업. 거기서 내 몸둥아리는 좀처럼 내 마음처럼 움직이지 않았지만 너무 너무 재미있고 기분이 좋았다. 왜냐하면, 내 머리가 아니라 내 몸둥아리가 움직이는대로 따라 갔기 때문에...이전에 여성의 몸이라는 수업에서 한 건 무용이라기 보다는 그냥 움직임에 가까웠다면, 그래서 아무런 control없이 그냥 나의 에너지가 움직이는 대로 가만히 놔두는 방식이었다면, 이 수업에서 느낀 건 그 움직임을 내가 좀 더 control하니까 무용이 되더라. 이정도. 그 움직임이 남이 만들어 놓은 룰 예를 들면 다리는 이렇게 찟는거야. 머리는 이렇게 세워야해. 뭐 이런 식으로 먼저 수업받기 때문에 무용이 재미 없다고 느끼기 쉬운데, 즉 남이 control한다고 느낄 때 싫었는데...내가 control하니까 재미있었다. 결국 이게 움직임이냐 무용이냐의 차이는 control의 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control이 내가 하는가? 남이 하는가? 뭐 이런 차이를 느꼈던 것 같다. 그런데, 중요한 대목은 그게 아니고, 김설진의 움직이었다. 일상의 움직임이 있다. 그냥 걷는다든지 혹은 뒤돌아본다든지. 그런데 그런 일상적인 움직이에 음악이 붙고, 그 음악을 내가 어떻게 해석하는가에 따라 내 움직임이 어떻게 달라지는 지 하나씩 하나씩 찢어서 구분해 줬다. 이야~근데 그게 무용이 되더라. 예술이 되더라는 거다. 그는 자기 몸을 완전히 자유자재로 가지고 놀았다. 되게 되게 신나보였다. 완전 즐거워보였다. 그걸 보고 있으니 나도 즐거웠다. 내 몸을 다른 사람이 쳐다보는 몸이 아니라 내가 느끼는 음악에 맞춰 들썩들썩 거렸더니 꺄르르 웃음이 터졌다. 싸인 2 - 무한도전 김조한편을 보고 유희열의 노래가 그렇게 좋았어? 깨알같은 자막이 아녀도 그걸 보고 있는 사람이면 김조한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김조한은 가지고 놀고 있었다. R&B를...이야...세상에나...저렇게 가지고 노는구나. 싸인 3 - 다시 피핑 톰 무용단의 공연을 보고 사실 주말에 하는 공연이라 참석은 어려울 것 같다고 생각했다. 여러가지 여건 상. 그래도 갔다. 그것도 맨 앞 자리...우와~~이건 뭐 연극에 노래에 무용에 마임에 종합 예술이 따로 없네. 그리고 김설진. 그는 여전히 자기 몸을 가지고 재미있게 놀고 있었다. 자기 몸을 가지고 놀고 있는 무용수들을 한 둘이 아녔지만...김설진이 그 무대에서 역시나 제일 빛이 났다. 예술이 뭘까? 뭘 하면 예술을 한다고 할 수 있을까? 내가 뭔가를 가지고 놀 수 있으면 그게 예술이 아닐까 싶다. 그게 뭐든...몸이든 음악이든 요리든 종이든 롤러코스터든...그 질문은 곧바로 나를 향했다. 나는 뭘 가지고 놀 수 있지? 뭘 가지고 놀 때 행복하지? 뭘 가지고 놀 수 있을 만큼 잘 하지? 잘 가지고 놀아야 재미있을텐데, 뭘 그렇게 잘 하지? 그냥 내가 좀 좋아하는 거 말고, 진짜 탁월하게 잘해서 이제는 남들 신경 안쓰고 나혼자 가지고 놀아도 너무 너무 재미었어서 죽을 것 같은 게 뭐지?... 뭘까? 뭐지? 요즘 선율이와 제일 많이 하는 질문인데, 나에게 던져보게 되었다. 사실 좀 좋아하는 것들은 금방 떠오르는데, 너무 너무 잘해서...가지고 놀 만한 건 쉽게 떠오르지 않았다. 뭔가 선은 넘은 것 같은...그래서, 더 이상 남들 신경쓰지 않아도 혼자서 재미있어서 죽을 것 같은 거...그게 뭔지는 잘 떠오르지 않았다. 그래도 괜찮다. 그게 뭘지 잘 모르겠지만, 그 답은 크리베이트에서 찾아지지 않을까? 혹시 못 찾아지더라도, 크리베이트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으니까... 다시 한 번 찾아보자. 계속...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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