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써 보니까 알겠더라. 그 때 그 때 자주 자주 나의 생각들을 정리하지 않으면 다 달아나 버리고 만다는 것을...앞으로는 더 자주 자주 글을 쓸 예정이다. 저녁 시간에 사람들을 만나러 다니지 않는다면 점심 시간을 잘 활용해야 겠다. 오늘은 오이씨 장영화 대표를 만났다. 꿈을 현실로 일구며 한참 재미 있어 하는 중이었다. 인사이트 1. 판을 짜고 사람들을 연결시킨다. 교육 커리큘럼은 오이씨가 개발하고, 사람들을 모아서 강사를 시키고, 박사과정생이 돌아가는 시스템을 연구를 하고, 대학생 벤처 동아리를 앙꼬로 만들어 기업가적인 부분에 대해서 가르치게 하고, 돈은 기업이 내고 학교는 무료로 지원 받고. 사람들을 모으고 큰 순환구조를 만드는 방식을 머리가 아니라 현실로 풀고 있다는 점. 인사이트 2. 쌓이게 하는 구조를 만든다. 학교들은 한 번 뚫어 놓으면 계속 갈 수 있을 확률이 높고, 그렇게 쌓이게 만드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는 점. 인사이트 3. 소셜픽션랩 그리고, 소풍에서 우연히 이원재씨가 하는 소셜픽션랩이라는 것을 보았다. 말그대로 픽션을 써서 세상을 바꾸겠다는 것이다. 공상과학영화가 과학을 리드했듯이 우리의 상상력이 그렇게 세상을 바꾸게 될 것이다라는 믿음으로....첫 번째 프로젝트는 어린이 대공원의 30년을 생각하면서 미래를 꿈꾸는 것이었다. 물론 박원순 시장부터, 올레의 서명숙 이사, 김호 대표 등등 죄다 유명인사들을 초대해서 그 이름값으로도 주목 받기에 충분했지만, 참 흥미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어찌보면 디자인 다이브도 굉장히 비슷한 접근인데, 그 때는 좀 시들했는데 소셜 픽션은 구미가 땡겼다. 이유가 뭘까 생각해 보니 세 가지 정도이다. 일단은 시기적인 문제도 있는 것 같다. 그 때는 임신등이 겹쳐서 별로 여력이 없었고, 지금은 아쇼카 재단도 만나고, 크리베이트의 실력이 좀 나아졌다는 생각이 들면서 우리가 어떻게 좀 더 나은 세상 만드는 데 보탬이 될 수 있을까? 이런 문제들을 고민하던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런 고민을 하게 된 배경에는 승구님의 친구인 스님이 회사에 와서 알려 준 음식을 마주할 때 어떻게 깨어있을 수 있는지 강의해 준 내용 덕분이다. 그 강의 이후로 그 내용을 매일 아침 저녁으로 선율이와 선율이 아빠와 나누고 있다. "이 음식이 여기까지 올 수 있게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감사히 잘 먹겠습니다" 이런 말을 내뱉으면서 밥을 먹으니, 처음에는 아이에게 도움이 되자고 시작한 감사인사였는데, 밥을 먹을 때 마다 그래 이 음식 하나 먹는데에도 이렇게 많은 도움을 받았는데, 나는 대체 무슨 도움을 주고 있을까?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뭐든 이렇게 꼬리에 꼬리를 문다. 디자인 다이브가 불편했던 또 하나의 이유는 서비스 디자인이라는 것이 세상에 채 알려지기도 전에, 왠갖 회사 대표, 교수라는 사람들이 모여서 서비스디자인 결과물을 내는데 그 결과물이 너무 허접하면 둘 중의 하나이다. 서비스 디자인이라는 것 자체가 허접한 것이든지, 아니면 그 서비스 디자인을 한 사람들이 허접한 것이든지, 그런데, 디자인 다이브 초창기에는 죄다 교수에 죄다 대표들이어서 그 사람들이 허접한 것으로 치부되기는 어려울테니, 결국 서비스 디자인이라는 방법론 자체를 허접한 것으로 오해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생각이 미치면서 좀 불편했었다. 아무리 돈 받지 않고 꽁으로 해주는 일이라 하더라도 "에게게, 서비스 디자인이 이런 거였어?" 하는 오해가 쌓일까봐 사실 꽤 조심스러웠다. 더군다나 서울동물원도 아니고 에버랜드 같은 사기업에 공짜 서비스가 왠 말인가? 이런 마음도 컸었다. 그런데 소셜픽션은 좀 편안하게 느껴졌다. 아마 30년 후라는 강산이 3번 바뀐 때 뭔 일이 벌어질 것인가? 이건 과학적 추론보다도 이렇게 되면 좋겠다는 바램이 더 클 것 같아서 직업적으로 너무 빡빡하게 안해도 결과물이 나오겠다 싶은 안도감 같은 거. 요즘 나의 고민 중의 하나는 크리베이트가 잘 할 수 있는 일로 어떻게 하면 사회적으로 좀 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가장 직접적으로는 컨설팅이 있다. 하지만, 소셜 벤처나 벤쳐 인큐베이팅에 크리베이트 컨설팅이 어떤 역활을 할지 모르겠다. 그들이 정말 필요하다고 느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크리베이트가 잘 할 수 있는 일임에는 분명하지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측면에서는 잘 모르겠다. 컨설팅은 클라이언트가 원하지 않을 때는 성립하지 않는다. 나는 클라이언트가 없이 내가 이렇게 되었으면 좋겠다고 상상하고, 주장할 수 있는 field에서 크리베이트의 놀라운 능력을 펼치고 싶다. 소셜 픽션은 상상력을 기반으로 세상이 이렇게 바뀌었으면 좋겠어! 구체적인 그림을 그리는 일이다. 이걸 요구하는 클라이언트가 딱히 있는 게 아니다. 그래서, 아마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생각에도 방향이 있다. 늘 같은 방식으로 생각하기 마련이다.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크리베이트가 아주 다양한 방식으로 상상할 수 있게 도와주고, 그걸 구체적으로 시나리오로 펼치고 이건 크리베이트가 잘 할 수 있는 일임에 틀림 없다. 그 그림은 정답이 아니라 바람이고, 주장이다. 누군가가 주장하면, 별 의견이 없으면 주장대로 간다. 목소리 큰 놈이 이긴다고 하는데, 목소리 크고 작고를 떠나, 목소리가 없을 때에는 목소리가 있기만 해도 그 쪽으로 가게 마련이다. 30년까지 안 가도 된다. 이 빛의 속도에서 10년만 되어도... 서울 동물원의 10년 후는? 유치원의 10년 후는? 초등학교의 10년 후는? 삼성동의 10년 후는? 울릉도의 10년 후는? 인천 공항의 10년 후는? 서울 광장의 10년 후는? 그렇게 그리기 시작하면 사람들에게 미래가 보일 것이고, 사람들은 본 대로 다시 그 꿈을 꿀 것이다. 세상을 한 방에 갈아 엎을 수는 없지만, 그 게 바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갑자기 퐉퐉 든다. 이걸 정기적으로 하고, 책으로 낼까? 잡지로 만들까? 제오에치는...참 이름 거시기 하네...지가 서태지인가? 회사에 지이름 떡허니 박게....어쨌든 그들은 브랜드를 열나 파서 잡지를 내는데 크리베이트는 미친듯이 상상을 해서....그걸로 잡지를 낸다. 사 보는 사람은 많지 않겠군. 쩝. 어쨌든... 착한 사람 되자고 이러는 것이 아니라, 크리베이트가 할 수 있는 재능, 능력 이런 것들을 대기업의 피와 살이 되는 데 지금껏 써 왔고, 앞으로도 당분간 계속 쓰게 될 것이다. 그 덕 분에 칼을 잘 갈았고, 고마운 일이다. 그런데 그 날카로운 칼으로 이제 세상 곳곳에 좀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깊이 깊이 하고 있다. 예전에는 그 칼이 잘 드는지 어쩐지 잘 모르는 상태로 일단 대기업을 테스트 베드로 칼을 갈아왔는데 크리베이트의 칼이 꽤 쓸만하다는 생각이 점점 더 든다. 아직은 생각이 점처럼 하나씩 하나씩 뚝뚝 떨어져 있다. 이 점들을 이어서 하나의 그림을 그릴 때까지 좀 더 숙고해 보자. 정경 선생은 아름다움이 우리를 구원할 것이라 했는데 나는 감히 말한다. 상상력이 결국 우리를 구원할 것이라고. 그런 믿음이 생기니까 갑자기 가슴이 싱숭생숭해지네. 그림 한 번 그려보자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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