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Crevate]‎ > ‎8.Interview‎ > ‎

2015.09.11- 키바 관련

키바 사례
안녕하세요, 박성연 대표님.
우선 바쁘신데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기부’, ‘사회적 기업’이라는 키워드로 대표님을 인터뷰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대표님을 인터뷰하기 위해 사전조사를 조금 했는데요, 이력이 굉장히 멋지고 흥미롭더라고요. 다양한 관심사와 호기심, 창의력을 마음껏 발휘하시기 위해 크리베이트라는 특별한 회사를 창업하셨더라고요.

Q1. 대표님이 만드신 크리베이트부터 우선 소개 부탁드립니다.
크리베이트는 아이디어 컨설팅 회사로 LG전자의 똑똑 두드려서 휴대폰 잠금 화면을 해제하는 knock on, 가구와 세탁기를 결합한 스타일러, 현대자동차의 AS가 아니라 Before Service등이 회사의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크리베이트의 이름은 Create + Innovate의 합성어입니다. 사명에 창의, 혁신을 달고 있는 만큼 회사나 조직에서 전에 없던 새로운 것을 만들려고 할 때 컨설팅을 하고 있습니다. 조금 생소한 개념일텐데 주로 하는 일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전문성을 바탕으로, 어떤 아이디어가 가장 임팩트가 있는지 판단합니다. 그 판단의 근거는 소비자가 원하는 것, 소비자도 인지하지 못했던 니즈를 토대로 가장 임팩트 있는 것을 골라 소비자에게 밸류 있는컨셉으로 만드는 일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 대상이 제품일 수도 있고 또 서비스가 될 수도 있고, 공간 혹은 비즈니스 모델이 될 수도 있습니다. 
또 한 가지는 그 간 컨설팅을 진행하면서 컨설팅에 적용되었던 방법론에 대해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교육을 받은 사람들의 한결같은 반응은 “자신감을 찾아줘서 고맙다” 였습니다. ‘아니, 창의력 혁신 역량을 높이는 교육을 해 줬는데 웬 자신감?’ 처음에는 연결이 잘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창의는 천재들의 특권이고, 나 같이 평범한 사람이 무슨 창의’라고 생각하는 것을 알게 되었고, 간단한 Ideation 방법론만 알아도 누구나 다 아이디어를 잘 낼 수 있다는 생각에 처음에는 아이디어 카드라는 간단한 카드 형태로 만들어서 CCL을 달고 무료로 PDF를 배포하였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이를 IT 서비스화 시켜서 "크리베이트 아이데이션(idea.crevate.com)"을 오픈하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서울대공원은 내부 소통을 위한 툴로, 또 유한킴벌리와는 참여형 공모전이라는 개념으로 공모전의 결과가 아닌 함께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배움과 경험을 쌓는 형태로 진행하였는데 반응이 좋았습니다. 그 외 전자회사, IT 회사, 엔터테인먼트 회사 다양한 인더스터티를 대상의 창의 혁신 역량을 강화시키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툴을 통해 나도 할 수 있구나! 라는 자신감과 더불어 실제로 딱딱하게 굳은 머리를 요리 조리 돌려 볼 수 있도록 만들고 싶은 게 제 바람입니다. 

Q2. [박성연의 비영리를 위한 혁신]이란 주제로 연재하시는 칼럼의 소재가 매우 다양하신데요, ‘키바(KIVA)'라는 단체는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크리베이트는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 공간 분야에 상관 없이 전에 없던 새로운 것을 만들고자 하는 회사들에게 컨설팅을 제공해 왔습니다. 흔히들 아이디어는 그냥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영감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아이디어는 일종의 아웃풋으로 인풋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새로운 인풋의 일환으로 트렌드나 뉴스를 관심있게 살펴봐야 하는데, 한 꺼번에 많은 양을 보다 보니 넓게 보는 편인데, 깊이는 부족한 경우들이 종종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칼럼 요청을 받았고, 지금까지 알았던 다양한 혁신 사례들을 조금 더 깊이 있게 살펴볼 수 있겠다 싶어 수락을 하였습니다. 키바도 처음 서비스를 안 것은 2008년도 쯤이었는데 그 당시 마이크로 펀딩 이런 게 유행하던 때여서 그런 서비스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칼럼을 쓰면서 키바에 대해서 다시 조사를 하면서 정말 놀라운 회사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알고 있던 것이 빙산의 일각이었고 정말 여러 가지 측면에서 혁신적인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죠.

Q3. 키바의 기부시스템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또, 재미있는 시스템 중 하나인 팁시스템에 대한 설명도 부탁드립니다.
키바를 묘사하는 가장 보편적인 정의는 온라인 P2P (person to person) 마이크로파이낸스 회사로 개인 간의 무담보 금융 서비스를 제공입니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 보면 키바는 다른 무담보 금융 서비스와 좀 다릅니다. 먼저, 기부자는 직접 온라인에서 돈을 빌려줄 사람을 선택하여 일정액을 투자합니다. 큰 돈도 필 없습니다. 단 돈 25$이면 됩니다. 이 돈은 고스란히 대출자에게 전달됩니다. 대출자는 투자된 돈이 각 비즈니스 상에서 어떻게 쓰이고 현지 사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온라인 상에서 올려둡니다. 그리고 일정 기간 내에 돈을 갚으면 기부자는 처음 냈던 25$을 돌려받습니다. 대신 이자는 없습니다. 기부자는 돌아온 그 돈을 뺄지 아니면 다시 또 투자할지 결정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키바의 시스템을 기부성 투자라고 하는 것입니다.

투자금이 다른 곳으로 빠져나가지 않고 고스란히 대출자에게 전달되고 또다시 후원자에게 돌아가면 키바는 도대체 어떻게 운영되는 건가 궁금해질 것입니다. 비법은 ‘팁 시스템’ 입니다. 돈이 회수 되면 투자자들은 그 돈을 인출하거나 다시 다른 곳에 투자할 수 있는데, 이 때 ‘키바’에게 팁으로 기부할 것인지 슬쩍 물어보는 질문에 많은 사람들이 팁을 주는 쪽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시스템에 대한 신뢰 덕분입니다. 더 놀라운 것은 키바의 대출 상환율을 99%에 이른다는 것입니다. 세계 어떤 은행보다 높은 상환율이죠.

키바를 설립한 제시카는 가난한 사람들을 돕기 위해 우간다로 갔을 때 현지인들을 보고 “비록 내가 지금 이들을 돕는다고 해도 이 사람들이 근본적으로 가난을 벗어날 수 는 없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보통은 이런 생각에 머물고 말았겠지만 제시카는 달랐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고민했고, ‘사람들의 자립을 도울 수 있도록 사업할 수 있게 사업 자금을 대주면 어떨까?’ 생각하였고 그래서 작은 실험에 들어갔습니다. 우간다에서 만난 사람들 양치는 사람, 염소 키우는 사람 이런 사람 7명에게 돈을 빌려줬는데, 놀랍게도 6개월 안에 7명 모두가 원금을 다 갚았고 빌린 자금으로 사업을 확장시켜 돈을 빌리기 전 보다 더 잘 사게 되는 것을 보고 이 시스템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키바가 탄생되었죠.

Q4. 비영리 또는 키바 같은 사회적 기업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사랑하는 이유에 대한 가장 확실한 답은 “그냥” 이라고 들었습니다. 비영리 또는 사회적 기업에 대한 관심은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의식하지는 못한 사이 자연스럽게 관심이 그 쪽으로 갔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가 관심을 갖게 된 이유보다는 사람들이 왜 관심을 갖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말씀 드리면, 사회적 기업이나 비영리 결국 사회적으로 어떤 임패트를 줄 것인가에 대한 것을 고민하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전에는 기업이 세상에 영향력을 가장 막강하게 끼치는 집단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래서, 그런 기업에게 좀 더 좋은 영향력을 줄 수 있도록 컨설팅을 한 것이었구요. 그런데 세상의 경계는 점점 더 흐려지고 있고, 이제는 기업도 세상에 어떤 임팩트를 줄지 고민하고 있고 또 비영리에서는 어떻게 더 효과적으로 더 효율적으로 임팩트의 크기를 넓혀갈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세상이 점점 더 좋은 방향으로 진화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앞으로는 이 영역이 더욱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점점 더 많은 관심을 받게 되리라 생각됩니다. 

Q5. 키바의 설립자 맷 플래너리의 기사를 보니, 키바의 성공 요인으로 투명성과 희소성을 든 기사를 보았습니다. 한국가이드스타 역시 비영리단체의 투명성의 중요함을 선도하고 있는 입장인데요, 대표님의 비영리 투명성에 관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기부하려는 사람들에게 왜 기부를 망설입니까? 물어보면 많은 분들이 ‘단체의 투명성’ 부분을 이야기 합니다. 흔히들 금전적인 부분에서의 투명성에 대해서 이야기 합니다. 그런데, 기부 단체도 자원봉사가 아니라 조직으로 구성되어 있기에 당연히 운영비도 들고, 인건비도 들텐데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이 "기부한 돈에서 단 한 푼도 건드리지 마!" 는 아니라고 봅니다. 일차적으로는 얼마가 들었는지 혹은 들 계획인지 투명하게 그것을 공개하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는 피상적인 수준이고, 그 이면을 해석하면 비영리단체의 의사결정 방식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됩니다. 어떤 중요한 사안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기부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민주적인 장치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기부자들의 의견을 다양한 루트도 필요하고, 어떠한 프로그램을 만들 기 전, 만드는 과정에서 혹은 홍보는 과정에서 각각의 과정에서 많은 이들을 참여시킬 수 있겠지요. 최소한 관심을 표명한 사람들에게는 그런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과정은 없었고 결과만 있었어요. 그 결과조차 투명하지 않았고, 그래서 사람들은 실망했습니다. 몇 개의 대형 단체들의 부정을 보고 나머지 단체들까지 싸잡아 욕했습니다. 작은 비영리 조직들은 그래서 몇 배로 더 힘이 들고,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었던 것이지요. 
그래서, 비영리단체의 투명함이란 비영리가 취해야 할 중요한 덕목이자 자세인 동시에 비영리를 후원하고 있는 많은 후원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있어서 투명함에 대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6. 비영리에 관한 많은 선진국 사례들을 통해, 한국의 비영리단체가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키바는 기부자 입장에서 철처히 고민했습니다. 기부의 가장 큰 허들은 ‘금액’이죠. 유명한 사람이 몇 천, 몇 억을 기부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래. 돈 좀 더 벌면 기부해야지’가 보통입니다. 그런데 단 돈 25$로 기부할 수 있도록 했고, 그냥 내는 게 아니라 다시 돌려 받을 수도 있기에 사람들이 쉽게 동참할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25$이 상환되었을 때 사람들은 또 다시 투자를 하는 게 보통인데, 평균 8회 이상 투자를 한다고 해요. 많은 단체들이 기부는 거창한 것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주고 싶어했지만 키바는 영리하게 그것을 이루어 낸 것이죠. 

이런 제시카의 키바 정신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사람들이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방법이 더 이상 동정어린 시선이나 눈물샘을 자극하는 스토리를 넘어서야 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키바에서 내보내는 것은 굶고 있다거나 병들고 아파한다든가 하는 눈을 샘을 자극하는 이야기 대신 적극적인 생활과 투자 계획을 보여 주며 기부자와 수혜자를 ‘비즈니스 파트너’의 관계로 관점을 전환시켰습니다. 그 돈을 기반으로 자립의 기회를 갖게 끔 한 것이죠. 혁신은 이렇게 관점을 전환시키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비영리는 그 명분이 너무나 훌륭하기 때문에, 이 좋은 뜻을 사람들이 몰라준다고 동참하지 않는다고 속상해 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더 창의적 혁신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그 임팩트의 크기가 영리 영역 보다 훨씬 더 크기 때문이지요. 사실 임팩트의 크기를 따지는 행위 자체가 비영리스럽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영향력의 크기, 효과를 따지는 것이 마치 영리영역에서 중시하는 효율과 효과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서 불편해 하실 수도 있습니다. 저는 비영리 영역이 앞으로 더 많이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관점을 전환하고, 영리영역에서 활용되는 좋은 방법론이나 툴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어떻게 임팩트를 크게 할지에 대한 자체적인 고민과 솔루션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미 영리영역에서도 우리의 인적 물적 자원을 잘 활용하여 어떻게 하면 사회적으로 더 큰 임팩트를 낼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사회적 임팩트에 대한 고민이 비단 비영리나 사회적 기업만에서만 하는 고민이 아닐 수 있습니다.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다른 관점으로 다른 밸류를 줄 수 있을지 정말 치열한 고민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뷰를 위해 시간 내주시고, 좋은 말씀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