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vice - 잔돈모아 목돈으로

 
카드 결제시, 달러단위 올림으로 계산하고, 그 차액(잔돈)을
따로 모아 큰 금액으로 만들어 사용.
 
‘금융을 디자인하라’는 광고를 처음 봤을 때 사실 속으로 비웃었다. ‘어떻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쉽게 떠오르지 않았으니까. IDEO가 진행한 뱅크오브아메라카(Bank of America)의 ‘잔돈은 가지세요(Keep the Change)’라는 이름의 서비스는 이 광고에 딱 어울리는 프로젝트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비자 체크 카드로 지불하는 물건 값의 거스름돈을 받지 않고 그 차액을 저축 계좌에 바로 입금해주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금융’이란 분야에 디자인 사고 방식을 적용한 이 프로젝트는 시행 첫 해에만 250만 명의 고객을 끌어들였고, 결과적으로 1200만 명의 신규 고객을 유치하는 기록을 세웠다.
어찌 보면 간단해 보이는 이 서비스의 개념은 금융 서비스를 잘 이해하고 사용하는 고객이 아니라, 오히려 그 정반대에 있는 주부들의 행동을 다양한 관점에서 관찰한 결과에서 나왔다. 자녀를 키우는 여성 소비자들은 재정 문제에 관심은 많지만 금융이라고 하면 어렵고 복잡하고 귀찮은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물건을 사고 남은 거스름돈을 저금통에 모아두었다가 은행에 저축하는 일반적인 행동을 쉽고 편하게 할 수 있도록 서비스화한 것. 은행에 가야 하는 불편함을 없애고, 저축을 할 수 있는 기회까지 넓혀 놨다.
이 서비스가 성공한 것은 그동안 생각지 못하던 방법을 찾아냈을 뿐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서비스를 시각화해 이해하기 쉽도록 한 데 있다. 일단 이름부터 그렇다. 주부들이 공과금을 쉽게 계산하기 위해 반올림하는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처음에는 ‘반올림’이라는 이름을 생각하기도 했지만, 이름 그 자체만으로도 어떤 서비스인지 바로 알 수 있게 하는 것도 사용자가 보기엔 ‘서비스’일 수 있기 때문에 ‘잔돈은 가지세요’라고 이름지었다. 또한 광고에서는 매일 마시는 3달러 43센트짜리 커피의 거스름돈 57센트를 한 달 동안 저축하면 17달러가 된다는 것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그래픽으로 알기 쉽게 표현해 호응을 얻었다. 은행은 가입 고객을, 고객은 저축을 늘릴 수 있어 사회・경제적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온 서비스 디자인의 대표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