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BBC에서 작년 하반기에 방송했던 <푸드 포커(Food Poker)>. 요리와 포커 게임을 결합한 흥미로운 프로그램으로, 총 4명의 일급 요리사들이 등장해 대결을 벌인다. 게임 과정에서 이들은 각자 패를 뽑게 되는데, 각 카드에는 요리 재료가 그려져 있다. 도전자들은 자신이 선택한 패에 그려진 요리 재료를 가지고 즉석에서 어떤 요리를 만들 것인지 제안하고, 패널들은 도전자들이 제안한 요리 가운데 마음에 드는 것을 선택한다. 가령 ‘오리고기’와 ‘쌀’을 뽑은 요리사는 ‘고추 소스를 곁들인 쿠스쿠스와 꿀을 발라 구운 오리 가슴살 요리’를 제안한다. 반면, ‘두부’와 ‘물냉이’를 뽑은 도전자는 ‘팬 프라이드 두부요리와 로크포르 치즈를 곁들인 물냉이 프리터’를 제안해 보는 식이다. 여기서 하이라이트는 제한된 시간 안에 가장 참신하고 먹음직스러운 요리를 제안해야 한다는 것. 선택 받은 자만이 직접 요리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는 까닭이다. 뇌의 기능과 관련해 나에게 가장 먼저 떠올랐던 두 가지 키워드는 ‘학습’과 ‘창조’였다. 위에서 언급한 TV프로그램들은 각 영역을 활용한 인상적인 사례들이다. 기본적으로 우리의 뇌는 기억하고 학습하며, 상상하고 창조한다. 그런데 이케가야 유지 박사는 여기에 한 가지를 더한다. 우리 뇌가 스스로를 속인다는 것이다. 『착각하는 뇌』는 인간의 뇌가 얼마나 교활하며 또 얼마나 바보 같은지를 조목조목 밝히고 있다. 영국 켐브리지 대학의 월프람 슐츠 박사의 연구를 보면 매우 흥미로운 이야기가 담겨져 있습니다. 사람에게는 '도파민 뉴런'이라는 것이 있다고 하는데요, 이 녀석이 하는 일은 쾌락을 만들어내는 신경세포라고 합니다. 슐츠 박사가 수행했던 연구는 '어떤 상황에 놓였을 때 더 큰 쾌락을 느낄까'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 쾌락을 만들어내는 세포 도파민 - http://www.sciencedaily.com/releases/2008/04/080407114604.htm 동물에게 빠짐없이 먹이를 줄 확률을 100%라고 두고, 한번도 주지 않을 확률을 0%라고 가정하고요, 신호와 먹이의 관계를 확률을 이용해서 실험을 해 보았죠. 즉, 먹이를 줄 확률을 독립변수로 해서 확률을 다양하게 바꿔보았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도파민 뉴런은 확률이 50%일때 가장 활동적이었다고 합니다. 즉, 이쪽도 저쪽도 아닌 불확실한 상태에서 도파민 뉴런은 가장 활성화되고, 뇌는 가장 열정적으로 활동한다고 합니다. 불확실성이 다소 긍정적인 상황일 때 사람은 상당히 들뜬 상태가 되는거고, 부정적인 상황일 때는 엄청나게 불안하게 흥분하는 거죠. 이 실험의 결론은 우리의 뇌는 '불확실성'을 즐기도록 만들어졌다 입니다. 많은 사람이 스포츠 게임을 즐기는 이유도 승부를 쉽게 짐작할 수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영화도, 소설도 그렇죠. 뻔한 결말은 김빠지게 만듭니다. 사람을 진정으로 늙고 병들게 만드는 것은 매너리즘이라는 사실을 밝혀낸 실험이 있습니다.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어쩌면 미래가 불확실하기 때문인지 모릅니다. 손바닥 보듯 뻔한 삶은 뇌를 망치는 결과를 초래하고, 우리의 삶도 무기력함의 나락으로 빠지고 마는 것 같습니다. 즉, 역설적이게도 미래에 대한 불안이야말로 우리에게는 최고의 에너지 공급원인 것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