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의료인들은 매우 권위적이었다. 매일 그들은 환자를 치료하면서 환자에게 '우리는 전문가이다'라고 선언하는 식이었다. 어느날 모든 것이 바뀌었다. 인터넷, 미디어 등의 발전으로 정보의 비대칭성이 점점 사라지게 된 것이다. 그래서 환자는 이제 자신의 질병에 대해 조사하고 연구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더이상 권위나 경외심에 의존하는 진료 방식은 통하지 않는다는 이런 저런 고민을 하던 차에, 마침내 다니엘 핑크가 쓴 <파는 것이 인간이다> 라는 책을 만났다. 책 속에서 환자가 원하는 것과 의료인이 제공할 수 있는 것 사이에 조화를 이루면서 환자에게 영향을 미치고, 설득하고, 행동을 변화시키는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 가족 문제를 가족으로 해결하는, 패밀리바이패밀리 요즘 어디를 가든 멘토와 멘티 관계를 쉽게 볼 수 있다. 예비창업가가 멘티라면, 이미 창업을 해 본 경험이 있는 창업가는 멘토가 되어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에 대한 조언을 해 준다. 이런 멘티와 멘토 관계를 혹시 가족 문제에 적용해 볼 수는 없을까? 호주의 패밀리바이패밀리(family by family) 는 가족 문제를 멘토와 멘티 관계로 해결한 참신한 서비스이다. 패밀리바이패밀리가 생기게 된 배경은 위기에 처해 흔들리는 가족이 많아지면서 가족으로부터 분리되어 위탁 가정의 보호를 받는 아이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단적으로 2002년부터 2012년까지 10년 간 위탁 가정에 맡겨지는 아이들이 50%가 증가한 것이다. 보호가 필요한 아이들이 많아지자 사회 서비스는 한계에 봉착하였고, 학대와 방임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점점 증가했다. 특히 가족 문제는 개인사로 치부되어 사회적으로 고립되거나 일상적 지원을 받기도 어려웠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이미 위기나 어려운 시기를 극복한 가족이 멘토가 되고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른 가족은 멘티가 되어 서로를 도울 수 있는 서비스, 패밀리바이패밀리가 고안되었다. 기본적으로 두 가족을 연결하는 지지 프로그램이다. 한 가족은 과거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를 극복한 쉐어링 패밀리(Sharing Families)이고, 다른 한 가족은 어려움 속에서 변화를 원하는 시킹 패밀리((Seeking Families)이다. 이 프로그램의 특징은 기존 사회 서비스와는 달리 부모 또는 한 아이에 국한되지 않고 모든 가족 구성원을 대상으로 한다는 것이다. 두 가족의 연결은 보통 호주 아동보호국의 추천을 받은 멘티 가족들이 멘토로 삼고 싶은 가족을 선택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두 가족이 연결되면 10~30주 동안 링크업(link-up)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되는데, 캠핑, 자원봉사 등을 함께 하면서 서로 친해지는 동시에 커뮤니티와 연결, 가족들의 행동 변화를 목표로 노력하게 된다. 링크업은 두 가족이 친해지는 단계를 크게 세 단계로 구분한다. 첫 번째는 서로를 연결하는 단계이고, 두 번째는 멘토 가족이 경험을 나누고 변화가 정착할 수 있을 때까지 본보기를 보여주는 함께 하는 단계(doing with), 마지막은 멘티 가족이 자신감을 쌓은 후 커뮤니티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혼자 해내는 단계(doing without). 그리고 이 과정에서 문제를 스스로 찾고 해결책을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 전문가인 패밀리 코치(family coach)가 퍼실리테이터 역할을 한다. 패밀리 코치는 가족들의 행동변화 과정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가족들과 함께 적절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나간다. 호주사회혁신센터의 대표 캐롤린 커티스(Carolyn Curtis)는 8년동안 어린이 사회복지사로 일하면서 가족들이 다시 위기 상황으로 도돌이표처럼 돌아가는 것에 좌절감을 느꼈었다. 그리고, 그 원인을 많은 가족들이 사회적으로 고립되고 일상적인 지원을 받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보고, 새로운 가족 서비스 개발에 매진하였다. 이를 위하여 전문가들이 모여 12개월동안 계획하였고, 백여 가족이 프로토타입 개발에 함께 참여하여 드디어 2010년 패밀리바이패밀리가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 패밀리바이패밀리에 참여한 가족들의 90% 이상이 자신들이 설정한 목표에서 '나아졌다', '훨씬 나아졌다'고 답했으며, 최근의 연구 결과에서도 그런 변화들이 지속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패밀리바이패밀리는 2012년 호주 국제 서비스 디자인 어워드에서 1위를 차지하였고, 2016년에는 GOV 디자인 어워드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또한 2013년에는 서부 호주 주정부에서 3년간 300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하였으며, 이후 호주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성공적인 서비스 디자인의 대표주자로 손꼽히고 있다. http://familybyfamily.org.au/ INSIGHT 다양한 정책을 통해 취약계층을 지원하지만 실제로 취약계층이 복지서비스를 벗어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 원인은 다양하겠지만, 공급자 입장에서 설계된 서비스가 수요자가 진짜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누구나 위기 가정이 문제를 잘 극복해 내길 바란다. 하지만, 문제를 극복해 가야 하는 입장에 서 보면, 그것이 얼마나 막막한 일인지 알 수 있다. 그 막막함에 필요한 건 한 단계 한 단계 작은 징검다리를 놓아주는 일이다. 패밀리바이패밀리가 빛나는 지점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미 위기를 극복한 가족들과 도움이 필요한 가족을 하나의 써클로 묶음으로써 '나도 하고 싶다'에서 '이렇게 하는 구나'를 거쳐 '나도 할 수 있다'의 단계를 자연스럽게 변화를 유도하고 있다. 수요자 입장에서 바라보기. 이는 눈에 보이지 않는 서비스를 디자인 하는 데 있어 첫 출발이다. ----------- 원문 패밀리바이패밀리는 비영리기관인 호주혁신센터(TACSI, The Australian Centre for Social Innovation)가 수용자의 입장에 서서 만든 가족 지지 프로그램이다. 20171109 가족과 가족을 연결하는 사회 지지 프로그램, 패밀리바이패밀리 정부는 다양한 정책을 통해 취약계층을 지원하지만 취약계층이 복지서비스를 벗어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 원인은 다양하겠지만, 공급자 입장에서 설계된 서비스가 수용자가 진짜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지 못하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 출발한 사회 서비스가 있다. 패밀리바이패밀리는 비영리기관인 호주혁신센터(TACSI, The Australian Centre for Social Innovation)가 수용자의 입장에 서서 만든 가족 지지 프로그램이다. 패밀리바이패밀리가 생긴 것은 위기에 처해 흔들리는 가족이 많아지면서 가족으로부터 분리되어 위탁 가정의 보호를 받는 아이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보호가 필요한 아이들이 많아졌지만 사회 서비스는 한계가 있었고, 학대와 방임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점점 증가했다. 호주사회혁신센터의 대표 캐롤린 커티스(Carolyn Curtis)는 8년동안 어린이 사회복지사로 일하면서 가족들이 다시 위기 상황으로 도돌이표처럼 돌아가는 것에 좌절감을 느꼈고, 그 원인을 많은 가족들이 사회적으로 고립되고 일상적인 지원을 받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새로운 가족 서비스의 개발을 위하여 전문가들이 모여 12개월동안 계획하였고, 백여 가족이 프로토타입 개발에 함께 참여하여 2010년 패밀리바이패밀리가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 패밀리바이패밀리는 기본적으로 두 가족을 연결하는 지지 프로그램이다. 한 가족은 과거에 어려움을 겪었던 멘토인 쉐어링 패밀리(Sharing Families)이고, 다른 한 가족은 어려움 속에서 변화를 원하는 멘티인 시킹 패밀리((Seeking Families)이다. 이 프로그램의 특징은 기존 사회 서비스와는 달리 부모 또는 한 아이에 국한되지 않고 모든 가족 구성원을 대상으로 한다는 것이다. 두 가족의 연결은 보통 호주 아동보호국의 추천을 받은 멘티 가족들이 멘토로 삼고 싶은 가족을 선택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두 가족이 연결되면 10~30주 동안 링크업(link-up)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되는데, 캠핑, 자원봉사 등을 함께 하면서 서로 친해지는 동시에 커뮤니티와 연결, 가족들의 행동 변화를 목표로 노력하게 된다. 링크업은 두 가족이 친해지는 단계, 멘토 가족이 경험을 나누고 변화가 정착할 수 있을 때까지 본보기를 보여주는 함께 하는 단계(doing with), 멘티 가족이 자신감을 쌓은 후 커뮤니티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혼자 해내는 단계(doing without)의 세 단계로 진행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문제를 스스로 찾고 해결책을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 전문가인 패밀리 코치(family coach)가 퍼실리테이터 역할을 한다. 패밀리 코치는 가족들의 행동변화 과정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가족들과 함께 적절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나간다. 패밀리바이패밀리에 참여한 가족들의 90% 이상이 자신들이 설정한 목표에서 나아졌다, 훨씬 나아졌다고 답했으며, 최근의 연구 결과에서 그런 변화들이 지속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패밀리바이패밀리는 2012년 호주 국제 디자인 어워드에서 1위를 차지했고, 2016년에는 GOV 디자인 어워드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또한 2013년에는 서부 호주 주정부에서 3년간 300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하였으며, 이후 호주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성공적인 사회 서비스 모델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http://familybyfamily.org.au/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