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프리 존

우리나라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는 외래어 중 1위가 스트레스라고 한다. 그정도로 현대인들에게 스트레스는 일상적인 용어가 되었다. 이는 성인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청소년건강온라인행태조사(2016)에 따르면, 중학생 33.6%,고등학 생 40.5%가 스트레스를 인지하고 있다고 나타났다. 특히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겪는 심리적 어려움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입시 위주의 경쟁 풍토로 인해 스트레스와 무리력이 증가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자해 사진을 공유하는 ‘자해 인증’까지 등장했다.

청소년기는 아동기에서 성인기로 넘어가는 과도기로 신체적, 심리적 변화를 경험하는 동시에 사회적 역할 부과 경쟁이 심화되면서 스트레스를 경험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시기지만, 우리 사회에서 청소년의 스트레스는 당연한 것으로 치부되고 있다. 비교적 다양한 방식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성인에 비해 청소년들은 적절한 관리 및 해소방안에 대한 인지가 부족하고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 또한 제한적이어서 다른 연령대보다 더 많은 부적응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이에 대한 안내와 학습이 시급했다.따라서 크리베이트는 서울시,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함께 서울시에 위치한 초중고 6개 학교를 대상으로 청소년들이 스트레스를 정확히 이해하고, 올바른 관리 방법을 학습할 수 있는 스트레스 프리 존(Stress Free Zone) 조성 사업을 진행하였다.

보편적 청소년을 위한 정신 건강 서비스
청소년을 위한 정신 건강 서비스 및 공간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 진다. 첫째 고위험군 청소년을 위한 케어 서비스로 교내 상담 센터인 We Class, 지역의 정신건강 지원 센터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두 번째는 보편적 아이들을 위한 휴게 공간으로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거나 휴식을 취할 수 있다. 휴게 공간의 경우 자유롭고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단순 휴식 공간으로만 활용되고 있어 정신건강 관리 역량 강화에는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반면 We Class나 지역의 정신건강 지원 센터의 경우 양질의 프로그램이 함께 운영되지만, 고위험군에 속한 소수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일상에서 스트레스를 느끼는 보편적 아이들은 그 혜택을 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마저도 심리적 장벽이 높아 접근이 어려워 다수의 청소년들이 사각지대에 놓여있었다. 따라서 스트레스 프리 존은 고위험군 청소년뿐만 아니라, 스트레스 초기 단계의 청소년들이 쉽게 방문하여 일상에서 느끼는 스트레스와 우울 등을 진단하고 관리할 수 있는 공간을 목표로 했다.

환경이 아닌 나를 변화시키는 공간
그렇다면, 스트레스 프리 존은 어떤 공간이 되어야할까?
명상, 마음 챙김, 긍정심리, 인지심리 등 스트레스 관리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살펴본 결과 스트레스 관리의 핵심은 스트레스의 원인을 제거하거나 원인으로부터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스트레스를 받고 대응하는 주체. 즉 나를 변화시키는 것이었다.

나를 변화시키는 첫 단계, 이해하기
나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나’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통 ‘스트레스 받는다.’라는 말은 자주 사용하지만, 자신이 스트레스를 얼마나 받고 있는지,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어떻게 반응하는 타입인지, 어떤 방식으로 대처하는지 등 자신에 대해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다 보니 스트레스 상황에서 부적절한 대처를 반복하거나 이유를 알 수 없는 분노, 무기력 등에 2차 스트레스를 받는다. 따라서적절한 스트레스 관리를 위해서는 자신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그래서 스트레스 프리존에서는 청소년들이 자신에게 맞는 대처 방법을 학습하기에 앞서 자신에 대해 알아 갈 수 있도록 마음 건강 상태 진단 솔루션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자신의 스트레스 정도와 스트레스 반응 유형, 스트레스 대처 유형 등을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나를 변화시키는 두번째 단계, 찾기
자신에 대해 이해했다면, 두 번째는 기존에 하던 방식 외 새로운 방식을 시도해 보면서 자신에게 맞는 관리 방법을 찾는 것이다. 대부분 스트레스 상황에 처하면, 자신의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 실제 도움이 되는지 되지 않는지 등을 생각하지 못하고, 하던 방식대로 대처하곤 한다.
스트레스 프리 존에서는 스트레스 관리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관리 방법(1.음악듣기, 2.책읽기, 3.아로마 향 맡기, 4.컬러 테라피, 5.친구와 함께 놀기, 6.운동하기,7몰입하기)을 제시한다. 청소년들이 이를 체험해 보고, 그중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안내장치도 함께 배치했다.

insight
사실 스트레스 관리 방법의 효과는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스트레스 프리 존에서 제안하는 관리 방법이 정답이라 할 수 없다. 스트레스 프리 존의 핵심은 개별 솔루션 체험이 아니라, 스트레스도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지하게 만드는 것.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평소에 하던 방식대로가 아니라, 스스로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마음을 다독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 보는 노력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본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초중고 6개 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와 설문 조사 결과 흥미로웠던 내용 중 하나는 자신을 스트레스 위험군으로 대답한 학생보다, 스트레스 지각 진단을 통해 스트레스 위험군으로 파악된 학생의 수가 더 많았다는 점이다. 많은 수의 학생들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면서도 이를 당연시하거나 심각하지 않게 여겼다는 점이다. 스트레스 관리의 시작은 ‘마음’에 상처가 생겼을 때 상처가 깊어지지 않도록 조기에 발견하고, 자신의 문제에 대해 민감성을 키워 이를 예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스트레스 프리 존이 학교라는 배움의 공간에서 지식적인 것 이외에도 자신의 마음을 살피고, 다독일 수 있는 역량을 함께 향상시킬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