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방콕이 아니라 집꼭, 집에 머물고 싶은 현대인 -> 집밥이 아니라 집활

posted Mar 24, 2016, 10:54 PM by Sung Youn PAK   [ updated Apr 11, 2016, 1:16 PM]
황사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집 밖을 나가기가 무섭다. '돈 없으면 집에 가서 빈대떡이나 붙여 먹지' 라는 옛노래 구절처럼 예전에 집은 갈 곳 없고 할 것 없을 때 머무는 공간이었다면 이제 사람들은 집에 가만히 있을 때 가장 마음이 편하다. 굳이 밖에 나가지 않아도 집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이 충분히 많다. 가장 안전한 곳이자 일상의 의미를 발견하는 곳, 나와 닮아가는 곳으로 변화되고 있다. 
집에서 노는 사람이 늘고 있다. 과거에도 집에서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보면서 엔터테인먼트를 집에서 즐기던 사람들은 많았다. 아마 십수년 전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모습 중에 하나일 것이다. 그러나 최근 집에서 노는 모습이 달라지고 있다. 집에서 하는 행위 자체가 '놀이'가 되었다. 집에서 밥해먹고, 식물을 키우고, 안해도 될 일을 만들어서 하면서 집에서 하는 가사 노동을 하나의 놀이처럼 즐기고 있다.  혼자 노는 것이 아니라 그 놀이에 사람들이 함께 한다. 상다리가 휘어지게 차려 놓고 사람들을 초대하는 건 옛말이다. 삼삼오오 소소하게 모여 함께 무엇인가를 만들어 먹고 나누고 즐기고 있다. 집에서 말이다. 실제로 한 인터넷 마켓에서 팝콘 제조기는 전년 동기 대비 710%나 증가하였다. 
집 밖에서 즐기던 것들도 점차 집안으로 들어오고 있다. 사해 바다에 둥둥 떠 다니는 경험을 집으로 옮겨 놓는가 하면 일명 방방이라고 불리우는 트렘펄린을 닮은 한 운동 기구 역시 집 안에서 즐길 수 있다. 활동 뿐만이 아니다. 집 밖에서만 즐기던 자연을 집안으로 옮기려는 시도도 늘고 있다. 집 밖 정원에서 볼법한 식물들이 집안의 중심으로 들어오고, 자연의 일부를 집안으로 옮겨온듯한 인테리어 역시 주목받고 있다.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증가하고, 집에서 이뤄지는 활동이 다양해지면서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 또한 자연스럽게 증가하고 있다. 성인 남녀 4명 중 3명은 셀프 인테리어를 여가 생활로 인식하고 있다. 사람들을 초대하는 일이 많아지고, 집에서 이뤄지는 다양한 활동을 SNS에 기록하면서 자연스레 집을 공개하고, 타인의 집을 쉽게 엿 볼수 있게 되자 집은 이제 더이상 휴식을 취하는 다른 사람들은 볼 수 없는 개인 공간이 아니라 패션처럼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는 자기표현의 수단이 되었다. 한쪽에 TV 맞은 편에 쇼파로 채워진 똑같은 집이 아니라 작은 컵하나, 화분 하나도 저마다의 이야기가 있고 집주인의 개성이 담긴 공간이 된 것이다. 
예전에 '방콕'은 '방안에 콕 박혀 있다'는 부정적 어감이 강했다면 이제 집은 나의 아이덴터티가 묻어나는 개성 공간이자 나의 일상을 꾸리는 무대로 그 속에서 편안하게 즐겁게 머물고픈 공간이 된 것이다. 우리에게 집의 의미는 그렇게 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