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1.07-광고대행사의 무한 진화

posted Jan 29, 2012, 9:09 PM by Sung Youn PAK   [ updated Jan 29, 2012, 9:09 PM]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2&no=13601
브랜드 작명부터 마케팅 전략까지 광고대행사의 무한 진화
10만개 팔린 케이크는 광고회사 작품?



매일유업이 MCC고베식당이라는 신제품 카레를 출시할 때 광고대행사인 제일기획은 ‘종합 마케팅 컨설팅’ 역할을 맡았다. 작명 작업부터 시작해 고베 MCC사를 방문하고 소비패턴을 연구하기 위해 주부들을 쫓아다녔고, 제품 패키지와 가격전략도 함께 만들었다. 사진은 MCC고베식당을 알리는 지하철 광고판 모습.
# 지난해 말 `대박`을 쳤던 파리바게뜨 `시크릿 케이크`. 이 케이크 이름과 마케팅 전략에도 비밀이 숨어 있다. `시크릿`이라는 제품명을 만드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일관성 있는 마케팅 기획에 이르기까지 모두 `광고회사` 손을 거쳤다. 이뿐만이 아니다. 매일유업은 `MCC고베식당`이라는 신제품 카레를 출시하며 광고대행사에 아예 제품 기획부터 의뢰했다.

광고업계가 진화하고 있다. 광고주가 만든 상품과 이름을 받아 회의를 하고 모델을 섭외하고 CF를 촬영하는 전형적인 업무에서 벗어나 상품 이름과 브랜드부터 직접 만드는 종합 마케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작명부터 관여하다 보니 당연히 일관된 마케팅 전략으로 다양한 채널을 이용해 상품 이미지를 만들고 광고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 `시크릿` 케이크와 `MCC고베식당` 카레 성공비결

파리바게뜨에서 자체 개발한 4세대 신개념 케이크였던 `시크릿 케이크`는 지난해 9월 말 출시 한 달 만에 판매 10만개를 돌파했다. 매장마다 이 케이크 앞에는 판매 완료를 알리는 문구가 일찌감치 붙어 있는 등 파리바게뜨 대표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시크릿 케이크는 케이크 안에 다양한 맛을 한번에 맛볼 수 있도록 층마다 다른 구성물을 배치한 상품인데 이 모든 맛을 한 가지 이름으로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때 광고를 담당하는 SK마케팅앤컴퍼니가 `소비자들이 겉을 보고 구매하지만 진짜 가치는 속을 봐야 알 수 있다`는 케이크 특성에 착안해 `시크릿`이라고 작명하면서 일관된 컨셉트로 광고ㆍ홍보를 진행해 높은 판매율을 보였다.

매일유업은 MCC고베식당이라는 신제품 카레를 출시하며 광고대행사인 제일기획에 제품 기획을 의뢰했다. 제일기획은 내부 전문가 외에도 외부 전문가를 추가로 고용해 작명작업부터 시작했다. 고베 MCC사를 방문하고 소비패턴을 연구하기 위해 주부들을 쫓아다녔고, 제품 패키지와 가격전략도 함께 만들었다. 광고기획사가 `종합 마케팅 컨설팅`을 한 셈이다.

문상숙 SK마케팅앤컴퍼니 본부장은 "이제 광고회사가 광고만 잘 만들면 되던 시대는 지났다"며 "빠르게 변하는 시장 상황에 맞춰 종합적인 마케팅 기획을 하는 방향으로 광고회사 역할이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비용절감과 마케팅 일관성 vs 경쟁 격화와 기업비밀 유출

광고회사들이 단순 광고대행을 넘어서서 `종합 마케팅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우선적으로 기업에 도움이 된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김상용 고려대 교수는 "광고대행사가 종합 마케팅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면 아주 큰 기업은 자사가 직접 수행한 시장조사와 광고대행사가 서비스하는 시장조사를 비교할 수 있는 장점도 있고 작은 기업은 패키지로 마케팅을 의뢰할 수 있어 비용 절감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또 제품 마케팅에서 일관된 이미지를 홍보하고 중구난방식이 아닌 입체적인 다채널 광고를 할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러한 트렌드 변화에도 위협 요소는 내재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교수는 "기본적으로 이런 트렌드가 생긴 이유는 광고대행사들 간 경쟁이 극심해졌기 때문"이라며 "이렇게 대형 광고회사들이 종합 마케팅 컨설팅 회사로 커져 갈수록 작고 경쟁력 있던 광고회사ㆍ브랜딩 회사들은 영역을 크게 침해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기업으로서는 제품 개발과 관련한 기밀이 다른 회사에 넘어갈 위험도 있기 때문에 광고주 기업이나 광고회사나 모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승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