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1.14-평가 모델

posted Jan 29, 2012, 10:23 PM by Sung Youn PAK   [ updated Jan 29, 2012, 10:23 PM]


도널드 커크패트릭은 `기업 내 교육훈련 평가(Training Evaluation)`의 개척자이자 세계적인 대가다. 53년 전인 1959년 그가 만든 4단계 트레이닝 평가 모형은 세월을 뛰어넘어 현재까지 널리 활용된다. 그 뒤 오랫동안 다양한 평가 모형들이 만들어졌으나 모두 커크패트릭의 모형을 바탕으로 변화를 준 `아류`일 뿐이었다. 그는 `커크패트릭 파트너스(Kirkpatrick Partners)`라는 컨설팅 회사를 만들었고, 80대에 접어든 지난해 자녀에게 물려준 뒤 은퇴했다. 은퇴 직전 매일경제 MBA팀은 미국 플로리다 올랜도에서 그를 직접 만났다. 노령의 나이 탓인지 그는 아들 짐 커크패트릭과 비서가 부축할 정도로 쇠약했다. 하지만 푸른 눈동자는 형형했다. 말도 또렷하고 논리도 정연해 `세월이 흘러도 대가의 위상은 여전하다`는 사실을 실감케 했다. 인터뷰에는 앞으로 `커크패트릭 파트너스`를 이끌어갈 짐 커크패트릭도 함께했다.

-오랫동안 트레이닝을 연구해왔는데 `트레이닝`의 진정한 목적은 무엇인가.
"트레이닝의 목적이 무엇이 있겠는가. 사람들이 자기 할 일을 더욱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조직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금융업이든 제조업이든 디자인이든 어떤 일에 종사하든 간에 트레이닝은 사람들에게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커크패트릭 모형이라고 불리는 4단계 평가 모형은 전 세계에서 널리 이용되고 있다. 평가 모형의 성공비결은.
"내가 만든 모형의 성공 원인은 간단하다. 매우 현실적이면서 단순한 4단계였기 때문이다. 4단계 평가 모형이 나오기 전의 평가는 `공유된 지식`을 바탕으로 이뤄진 게 아니었다. 뒤죽박죽 복잡했다. 내가 한 일은 `분류`와 `의미화`다. 1959년 이후 평가 시스템은 전 세계적으로 같은 언어로 쓰여지게 됐다. `반응, 학습, 행동, 결과`로 나뉜 언어다. 이제는 사람들이 평가 시스템을 이야기할 때 `증거의 사슬(chain of evidence)`을 들어 이야기할 수 있게 됐다. 사람들의 반응을 살피고 지식을 배우면서 학습을 하고 학습 후 각기 다른 반응을 관찰하는 것이다. 첫 두 단계, 즉 반응과 학습 단계에서는 사람들이 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없다. 오직 행동과 결과만이 조직의 윗선, 즉 리더들에게 평가된다. 윗선에 있는 평가자들에게 증거란 결국 결과가 된다. 하지만 중간평가자에게는 그 전 단계가 중요할 수 있다. 나의 모형은 모든 것을 아우르고 있기 때문에 공감을 얻고 전 세계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4단계 평가 모형의 1단계와 2단계는 각각 개인의 트레이닝 경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3단계에서는 개인 수준에서의 트레이닝 결과를 중점적으로 다루면서 현업 업무 성과 변화가 측정된다. 마지막 4단계에서는 회사 전반에 대한 트레이닝의 조직적 결과가 측정된다. ROI(Return On Investmentㆍ투자수익률)에 초점을 두는 것이다. 매니저 중간평가자 트레이너 등은 측정하기 쉽고 비교적 자신들의 수고가 그대로 반영되는 1단계와 2단계 평가를 선호한다. 반면 경영진은 측정이 힘든 트레이닝 실제 수익 변화다. 각각의 다른 위치의 리더들은 다른 것을 보여주기 원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커크패트릭 모형은 이 모든 것을 포함하고 있어 가장 `객관적`인 모델로 평가 받는다."



-커크패트릭 모형이 만들어진 지 50년도 훨씬 넘었다. 감회도 새로울 것 같다. 모형 개발 전후의 교육 평가 수준의 변화는 어떤가.
"내가 느끼기에 이 모델은 전 세계적으로 같다. 그리고 정확하다. 그 덕분인지 50년 이상 한결같이 적용돼 왔다. 사실 나는 4단계 모형이라는 말을 써본 적 없고 커크패트릭 모형이라는 말도 써본 적 없다. 그저 내가 발표한 내용을 갖고 사람들이 지어준 이름이다. 개인적으로 모형이 개발된 후 30년이 지나서야 책을 출간했다. 책은 그동안 모형이 어떻게 활용되어 왔는가를 다루고 있다. 여러 기업들이 4단계 모형을 어떻게 활용했는가를 망라한 `케이스 스터디 모음집`으로 생각하면 될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각기 다른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기업들이 나의 모형을 활용한 방법이 모두 달랐다는 것이다. 모두 달랐지만 기본에는 충실했다. 이와 같이 어떤 조직이건 자신의 조직에 맞춰 잘 활용할 수 있는 것이 이 모형이다. 50년이 넘었어도 아직도 시의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다. 내 모형이 전 세계의 교육 평가 수준을 업그레이드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4단계 모형은 발표 직후부터 업계 표준이 됐다. 오래 전 개발된 모형임에도 여러 가지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고 업계에서 인정받고 있다."

-커크패트릭 모형의 한계에 대한 언급과 비판도 많다. 당신이 생각하는 이 모형의 한계는 무엇인지.
"글쎄. 내가 보기엔 사람들이 더이상 비판을 하는 것 같아 보이진 않다. 이미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쓰여진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새로운 모형들을 보면 말을 조금 바꾼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4단계 모형의 한계라며 만들어낸 것이 5단계 모형이다. 바로 잭 필립스의 작품이다. 잭 필립스는 ROI를 5단계에 넣고 4단계 모형의 한계를 넘은 것이라고 말한다. 내 생각은 다르다. 나의 모형에는 4단계에 ROI가 포함되어 있다. 전에도 언급했듯이 나는 굳이 4단계 모형에서 한계를 찾아볼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미 기본적인 것들을 모두 갖추고 있는 모형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잭 필립스는 연구 초기부터 커크패트릭 평가 모형을 사용했으며, 본인의 5단계 모형을 끊임 없이 혁신시키는데 가장 큰 도움을 준 모형이라고 인정했다. 잭 필립스는 5단계에 ROI를 따로 떼어낸 것에 대해 다른 부분들과 겹치지 않고 오직 비용 문제만 따로 조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서 만들었다고 추가로 설명했다."

-평가라는 것은 항상 어떤 과정이 끝난 다음에 이뤄진다. 교육 프로그램의 성패 여부를 알 수 없기 때문에 몇몇 경영자들은 이를 쓸데없는 비용으로 생각한다. 교육 프로그램 기획 단계에서 실패를 줄이는 방법이 있을까.
"이것은 내 아들 짐이 더 잘 대답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은 짐의 답변)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는 평가에 대한 기획을 같이 해야 한다. 커크패트릭 파트너스가 하는 일이 그것이기도 하다. 우리는 교육 프로그램을 시작하기 전에 4단계 평가를 먼저 생각한다. 경영자들도 이런 것이 필요하다. 가령 교육을 시작하기 전 무엇을 얻고 싶은지, 교육의 성공이 어떤 결과일지를 먼저 묻는 것이다. 그리고 4단계 모형을 거꾸로 생각해 보는 것이 좋다. 목표 성과는 무엇인지,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행동이 필요한지, 그런 행동을 하기 위해 어떤 태도가 필요한지,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 좋은 태도로 이어지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사전에 생각해 보는 것이다. 아버지 도널드는 이렇게 해보라고 50년 전에 권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4단계 모형에만 집중한 탓에 중요한 부분을 빠뜨렸다. 마지막 단계부터 시작하면 정확하게 원하는 바를 목표로 할 수 있다."

-많은 기업은 ROI를 매우 중요하게 따진다. 투자 대비 효과에 대해 집중하는 것이 미래를 내다보는 교육 프로그램의 기획이나 평가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가.
"ROI는 내 모형의 4단계에 속한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교육 프로그램에서 ROI를 따지는 것을 반대하는 입장이다. 교육 프로그램 자체에 집중해야 하는데 프로그램의 성과에만 집중하다보면 프로그램의 힘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교육이라는 것이 수치적으로 계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가 말하는 가치는 비용처럼 수치적인 것에 집중되어 있지 않다. ROI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무형가치가 있다고 나는 믿는다. 교육은 수치상으로 볼 수 있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 다른 프로세스들과 지식이 더해지는 것이다."

-인사평가의 최고 권위자로서 `최고 인재`는 누구라고 보는가.
"배우고자 하는 열정이 있는 사람이다. 그저 배우고 싶은 것이 아니라 배울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사람이다. 지위의 높고 낮음에 상관없이 배우고 싶어하고 배울 수 있는 사람이 최고 인재다."

-교육평가가 성공적이기 위해선 강력한 3단계, 즉 실행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구체적인 사례가 있는가.
"캐터필러 트랙터(Catapillar tractor), 연방 정부, 미국 공군, 머스크(Mearsk) 등 대기업들은 3단계를 열심히 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 가장 중요해서가 아니다. 1단계와 2단계는 비교적 쉽게 하지만 3단계가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려운 3단계를 넘으면 4단계는 저절로 따라온다. 사실 단계별로 이야기해서 그렇지 일상생활에서도 가장 중요한 게 실행이지 않은가. 실행이 없으면 아무 것도 안 된다. 지난 50년 동안 구체적인 사례는 넘칠 만큼 많다. 내 책 `4단계 평가 모형(Four Level Training Evaluation)`을 봐줬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한국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난 사람들을 지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비즈니스적 요소라고 생각한다. 비즈니스와 교육이 합쳐질 때 그 시너지는 엄청나다. 어떤 기대를 갖고 기대에 부응할 만한 교육을 할 것인지 트레이닝을 시작하기 전에 4단계 모형을 거꾸로 생각해 보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4단계부터 차근차근 거꾸로 짚어볼 때 더 큰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이제 은퇴하지만 내 아들과 가족이 이 연구를 이어갈 것이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을 바란다."

■ He is…
도널드 커크패트릭은 위스콘신 경영대학 교수이자 커크패트릭 파트너스의 전 회장이며 창업주다. 1959년 4단계 평가 모형을 발표한 이후 평가 모형의 아버지라 불린다. 학사 석사 박사를 모두 위스콘신 대학에서 취득했다. 이후 그는 대학에서 코칭, 커뮤니케이션, 시간 경영, 변화 경영, 팀 빌딩과 리더십 등 다양한 경영 분야를 연구했다. `4단계 평가 모형`을 비롯한 7권의 경영학 책의 저자이기도 하다. 2011년 그는 오랜기간 종사했던 경영학계와 커크패트릭 파트너스를 은퇴한다는 선언을 했고 현재 커크패트릭 파트너스의 명예회장으로 재직 중이다. 짐 커크패트릭은 도널드 커크패트릭의 아들이자 커크패트릭 파트너스의 선임 파트너다. 비즈니스 파트너 모형이 전공인 그는 할리 데이비슨, 부즈 알렌, 로레알, 혼다, GE 등 포천 500대 기업 등에서 컨설턴트로 활약한 경험이 있다.
[황미리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