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면 또 크리베이트와 함께 할 새식구가 들어온다. 기쁘고 설레고 겁도 나고 하여간 복잡다단하다. 나는 어떤 마음으로 새 식구를 맞이해야 할까? 또 새식구가 왔을 때 어떻게 하면 가장 자연스럽고 빠르게 크리베이트에 잘 스며들까? 등을 고민하였는데 역시 나에게 당장 발 등에 떨어진 불, 첫날 워크샵을 어떻게 할까?가 역시 가장 고민이다. 무슨 메시지를 전달해야 할까? 뭐 가장 쉽게는 잘 해야봅시다! 일텐데 어떻게 하는 게 잘 해보는 걸까? 잘 해보기 위해서 뭘 해야 되지? 무슨 메시지를 가장 익팩트 있게 던져야 할까? 또 이런 식으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들의 퍼레이드가 이어진다. 다시 사람들이 써 놓은 신입사원들에게 던지는 블로그도 살펴 보고, 내가 썼었던 글도 살펴 보고 하다가 역시 신입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본인의 마인드 셋, 나는 어떤 마음 가짐으로 이 조직에서 일할 것인가?에 대한 자각이라고 생각하였고, 그래서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인지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셋팅하기로 하였다. 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조금만 더 부연 설명을 해 보면... 먼저, 우리가 하는 일에 대해서 인지해야 한다. 우리는 아이디어를 내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 쉽게 아이디어이고, 어렵게 이야기 하면 소비자 중심의 가치를 중심으로 한 이노베이션을 create하는 컨설턴시가 현재 우리가 하는 일이다. 이를 좀 더 넓은 범주로 해석하면 우리가 하는 일은 지식노동이다. 더 거창하게 창조 노동. 뭐 이런 식으로도 부를 수 있겠지만...어쨌든 우리는 지식 노동자들이다. 지식 근로자는 물건을 생산하지 않는다. 우리는 아이디어, 정보 그리고 개념을 생산한다. 그런데 이러한 지식은 단편적인 것이어서 아무런 효용도 갖지 못한다. 우리가 생산한 생산물은 다른 사람의 생산물과 통합되었을 때만 비로소 성과가 될 수 있다. 그래서, 협업이 중요한 것이다. 혼자서 독불장군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독불장군으로 해서 성과를 낼 수 있다면 왜 독불장군을 환영하지 않겠는가?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에서 지식이라는 놈은 다른 사람의 성과를 딛고서만 더 나은 성과를 낼 수 있다. 이것을 인식하기만 한다면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제 판단할 수 있다. 리서치 하나를 하더라도 이게 내가 그냥 '어~~~이런게 있네!' 하고 알기 위한 용도로 리서치를 하면 안된다. 내가 파악한 지식을 공유하고, 다른 사람이 최소한 그 지식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 대목에서 '아니 내가 다른 사람이 알아먹는 거 까지 신경써야 하는가?' 라고 생각하겠지만,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우리는 지식 노동자이고, 개개인이 낸 성과물은 완전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써먹을 데도 없다. 따라서 최소한 다른 사람이 내가 만든 결과물을 보고 새로운 정보라도 얻을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이게 최소한이고, 더 나아가서는 인사이트로 잘 소화할 수 있도록 녹여주면 더욱 좋고...마치 원재료를 그대로 내놓느냐, 요리를 내 놓느냐의 차이이다. 그런데 대게의 신입들은 흙더미가 잔뜩 묻은 원재료를 가지고 와서는 내가 이거 구하느라고 얼마나 고생했는데...왜 그걸 몰라 주냐는 식이다. 요리할 자신이 없으면...사실 신입들에게 요리를 기대하지도 않는다. 최소한 씻어서 그 원재료의 정체라도 밝혀주는 게 할 일이다. 그런데 흙더미 묻은 정체모를 원재료를 내다놓고 생색이다. 그걸 몰라주면 야속하다고 뒤에서 눈흘긴다. 신입들이 이런 이유는 일하는 것과 공부하는 게 완전 다르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공부할 때에는 내가 파악하면 그만이고, 기껏해야 시험정도로 내가 얼마나 파악한지를 물을 뿐이였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여기에서 무엇을 가져갈지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었다. 아니 그런 거 신경쓰느라 내가 이해할 시간이 부족하면 오히려 그게 바보였다. 내가 파악해서 시험치는 정도 수준일때는 통했다. 그런데 대학만 와도 이런 방식은 안통한다. 회사에서는 절대 안통한다. 회의록을 정리하라고 했더니 녹취록을 적는 놈, 팩트만 주저리 주저리 나열하는 놈. 별놈들이 다 있다. 한 꺼풀만 들어가 보면 '회사 왔는데 멋진 걸 배워야 되는데...내가 이깟 회의록이나 작성하고 있어야 돼?' 라고 부르르 떠는 놈부터, '뭐 하라니까...쓰지 모...' 차분한 놈. 별의 별 놈이 다 있다. 내가 왜 이 회의록을 작성하는지? 회의에서 핵심적인 이슈가 무엇이었고, 그걸 어떻게 해결하기로 하였고, 차후 무엇을 하기로 하였는지를 왜 적는가? 그것은 그 회의에 참석한 이들 뿐만 아니라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이들까지도 척 회의록만 보면 빠른 시간에 파악해서 알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회의록을 작성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회의록에 무엇을 적겠는가? 어떻게 해야 회의록 기가막히게 잘 적었다고 소문이 날까? 이걸 아주 짧게 요약하면 why, what, how를 고민하라! 이다. 리서치를 하라고 했더니 네이버 구글링 좀 해 보고 없는데요? 하는 놈, 보긴 봤는데 자기가 뭘 본지도 모르는 놈, 리포트 백만장 만들어서 양으로 승부하는 놈. 별의 별 놈들이 다 있다. 이제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조금 감이 오는가? 기억하라. 내가 만드는 일은 구두 만드는 일이 아니다. 만약 그대가 놀라운 기술로 혼자서 온전히 완전한 구두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놀라운 능력을 가지고 있다면 지식 근로자 하지 마라. 그걸로도 충분히 밥먹고 살 수 있다. 어쩌면 인간 문화재로 등록하는 것도 가능할지 모른다. 그런데, 만약 나에게 그런 능력이 없고 오로지 머리말고 쓸 수 있는 게 없다면, 직시하라. 본인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아니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P.S : 초기에 너무 겁주는 말투로 써서 비장함마저 느껴지는 것 같지만, 이게 바로 회사가 알려주지 않는 비밀 첫번째가 아닐까 싶다. 이 비법 모르고 시키는 일만 하면서 '왜 나에게는 기회가 오지 않는가?'를 한탄하는 친구들 많이 봤다. 절대 그런 친구에게 기회란 놈이, 행운이라는 놈은 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차리는데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내부링크 참고자료 http://www.talk-with-hani.com/archives/1651 명석한 두뇌와 일머리는 꼭 양립하지 않는다. 링크만 걸까 하다가 보통 링크를 타고 읽는 것을 귀찮아 하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 하여 이렇게 본문으로 붙여 두었다. 참고하시라... 똑똑해 보이는 신입사원의 멘토링을 담당하는 사수들에게, 신입사원의 평가를 물었을 때 이런 대답을 들을 때가 있다. “그 친구, 머리는 좋은 것 같은데. 일머리는 그냥 그래요.” 일머리. 일할 때 쓰는 머리 정도로 해석하면 될까? 일머리가 좋다는 일을 잘한다는 다른 표현이기도 하다. 일머리가 좋다는 건, 두 가지 정도의 의미가 있다. 우선 일에 대한 욕심이다. 말하자면 일의 완성도에 대한 집착이 있기 때문에, 일을 잘하고 싶어서 머리를 쓴다. 일에 대한 집착은 다양한 이유로 생기는데, 일이 좋은 경우도 그렇고 그냥 잘하고 싶어서 그런 경우도 있다. 신입부터 일의 완성도에 집착하기 때문에 일머리가 좋은 경우는 많이 만나보지 못했다. 따라서 일에 대한 집착에서 나오는 일머리는 대개 일을 좀 해 본 경험자에게서 나오는 것 같다. 신입사원이 일머리가 좋은 경우는, 머리가 좋은 것보다 대개 상대방을 고려하는 데서 오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신입사원에게 잔심부름 같은 걸 시켜 보면 일머리가 좋은지 나쁜지 금방 알 수 있다. 문서를 스캔해서 가져오라는 간단한 오더도 일머리에 따라서 그 품질이 달라진다. 일머리가 그다지 안 좋은 신입사원은 수 십 장이 되는 문서를 낱장의 이미지 파일로 만들어 폴더 안에 넣어서 전달하는 경우가 있다. 이에 반해서 일머리가 좋은 신입사원은 글자 인식이 되는 OCR프로그램을 사용해서 스캔한 문서를 이미지가 아닌 문자 인식이 되는 적당한 크기의 pdf 파일로 만들어 전달한다. 말하자면 선배가 스캔이라는 일을 시켰을 때, 그냥 스캔이라는 작업에만 매몰된다면, 수 십장의 낱장 이미지 파일을 폴더에 넣어 주나, 깔끔한 pdf 파일로 만들어 주나, 똑같다. 시킨 사람에 따라서 이미지 파일을 원할 수 있기 때문에 꼭 pdf 파일이 답이 아닐 수도 있다.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신입사원이 일머리가 좋다는 이야기를 들으려면 시킨 사람의 의도를 파악하거나 파악하기 위한 질문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자칭 혹은 타칭 머리가 좋다는 평가를 받는데, 좋은 성과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상대방의 관점에서 일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면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 물론 신입사원이기에 일을 시키는 1부터 10까지 어떤 순서로 일을 해야 하는지 알려 주는 게, 선배사원의 역할이다. 하지만 선배사원이 직무유기를 하더라도, 알아서 선배사원의 마음에 차는 일의 결과를 가져오는 후배사원이라면, 더욱 다양한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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