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서 바로 핀란드 사우나, 아시아를 유혹하는 핀란드 09.1227 / 조선_정병선(발췌)
핀란드 헬싱키-반타공항에서 묘한 장면이 연출됐다. 중국·인도에서 온 비행기 서너편이 도착하자마자 환승객(換乘客)들이 뛰어간 1~2터미널 라운지는 금세 북적거렸다. 핀란드 정통 사우나를 하려는 사람들이었다.
스파에는 4개의 사우나실(室)이 있었다. 스팀사우나라고 적힌 문을 열자 타월 두른 여자 서넛이 앉아 땀을 흘리고 있었다. 러시아식 대형 사모바르(물주전자) 모양의 화덕에서 쏟아내는 열기로 얼마 안 가 얼굴이 화끈해졌다. 그 옆 전기사우나에서는 청년들이 땀을 흘리며 자작나무 가지로 상대의 몸을 내리치며 장난치고 있었다. 열기를 참을 수 없으면 곧바로 냉탕행(行)이다. 호수나 바다로 뛰어드는 핀란드식 사우나를 모조한 것이다.
사우나실 옆 마사지실엔 전신에 랩을 덮어쓴 채 마사지와 사우나 테라피를 받고 있는 젊은 여성도 있었다. 허브냄새가 코를 찔렀다. 승객들은 이착륙하는 비행기를 보며 온천수에 몸을 담그고 있었다.
▲ 헬싱키 반타공항은 ‘공항의 노키아’를 추구한다. 사우나와 라운지를 갖추고 새로운 공항의 모습을 선보이면서 여기에다 핀란드인의 장점인 창조적이고 탁월한 기술력까지 가미했다. 중량감이 아닌 질량감으로 유럽의 허브 공항을 지향한다.
'핀란드 사우나'는 헬싱키-반타 공항의 새로운 전략상품이다. 지난 11일 공항을 확장하면서 비즈니스 라운지와 스파시설로 승부를 걸겠다는 것이다. 헬싱키공항 확장은 1969년 개항 후 40년 만의 숙원(宿願)사업이다.
그렇다면 공항에는 사우나만 있을까? 사우나와 함께 강소국(强小國) 핀란드의 상징, 노키아로 대표되는 휴대폰 기술이 접목돼 있었다. 인터넷 부스에서는 휴대폰을 무선 충전할 수 있었다. 비즈니스 라운지의 조명과 소파에는 자연과 도시를 동시에 떠올릴 수 있는 영감이 반영됐다. 디자인 전문가 안티 올린은 "세계 공항의 비즈니스 라운지 중 가장 편안한 느낌을 갖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핀아비아공항공사 직원 라우나씨는 "핀에어의 플러스 플래티넘 멤버들에게는 무료로 시설을 제공하지만 이코노미석 이용객들은 라운지와 스파를 이용하려면 각각 45유로, 동시에 이용할 경우에는 70유로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핀란드는 왜 공항을 이렇게 꾸몄을까? 한마디로 아시아 노선 이용 승객들을 붙잡기 위한 것이다.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가장 빠른 노선'이라는 마케팅 전략을 입증하듯 공항에는 한국어·일어·중국어·영어가 병기돼 있다.
핀에어는 헬싱키~델리 6시간30분, 헬싱키~베이징 7시간, 헬싱키~서울을 8시간대에 직항 노선을 활용해 연간 100만명의 환승객을 끌어들이겠다는 야심이다. 아시아 9개 도시를 중심으로 매주 60차례 직항편을 핀에어 취항지 120개 도시와 연계하겠다는 복안도 가지고 있다. 핀에어측은 1억4300만 유로가 투입된 확장 공사가 끝남에 따라 공항 이용객이 종전보다 30% 늘어난 연간 1500만명, 화물은 43% 증가한 연간 1350만개를 처리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시간당 화물처리도 7000개나 된다.
사물리 하파살로 핀에어 최고경영자(CEO)는 "이 공항을 런던 히드로, 파리 샤를드골, 프랑크푸르트, 암스테르담 공항과 차별화시키겠다"고 했다. 이들 공항에서 아시아까지는 10시간 이상이 걸리지만 헬싱키-반타 공항에선 10시간 이내로 줄이고 환승도 40분이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는 "2017년이면 헬싱키-반타가 세계 최고의 공항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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